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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주 Jan 04. 2024

Day20. 루프탑에서 진행된 기숙사 오리엔테이션

학교 투어와 기숙사 OT, 그리고 세 친구!

**모든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오늘은 개강하기 전 기숙사에서 학교로 가는 길도 알아볼 겸 Yang과 학교 투어를 가기로 하였다. 디자인 단대 건물에서는 Yang이 내 사진을 찍어주고, 음악 단대 건물에서는 내가 Yang 사진을 찍어주며 서로의 부모님께 보낼 인증샷까지 완료!


Yang은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한다며 음악 단대 건물 안에 있는 피아노 연습실로 갔는데, 나도 궁금해서 함께 따라갔다. 악기 연습실로 가득한 층에 심지어 몇몇 방에는 그랜드 피아노도 있었다. 이것이 음악 단대의 클래스구나, 감탄하며 그녀가 피아노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음악 하는 사람들은 왜 이리 멋진지. 방금까지 나와 하하 호호 떠들던 그녀가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자마자 자신만의 연주 세계에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공기마저 달라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영감을 받고 작업을 시작할 땐 조금 다르긴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디자인할 때마다 갑자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나를 포함해 적어도 내가 봐온 디자이너들은 그랬다.) Yang이 피아노 연습을 할 때 옆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날 저녁엔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라 함께 가기 위해 Yang과는 저녁에 한 번 더 만났다. Yang은 같은 층에 사는 친구라며 브라질에서 온 Bruny와 함께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은 기숙사 빌딩 루프탑에서 진행됐는데 옥상에서 바라보는 첼시의 풍경은 더욱 멋졌다. 사실 그냥 빌딩들에 불과한데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의 빌딩이라 그런가 멋져 보였다.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에선 각 층의 RA 소개에 이어 각자 자기소개를 해야 했는데 그중 본인의 *pronouns를 말해야 하는 점, 그리고 본인을 동물로 표현한다면 뭐일 것 같냐는 뜬금없는 질문에 대답해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이때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라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며 얼렁뚱땅 넘겼는데, 아직도 난 무슨 동물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도 개냥이.)

각자 주변에 앉아있는 학생들과도 잠깐 인사를 나눴는데, 우연하게도 앞자리에 앉은 학생이 같은 학과 친구여서 번호를 교환하기도 하였다.


*본인을 부를 때 뭐라고 지칭했으면 좋겠는지 미리 말해주는 것. 아마 각자 자신이 규정하는 성별을 존중해 주기 위해서인듯하다. 본인은 she/her이라 대답하였다.



저녁은 Yang과 Bruny와 함께 했는데, Bruny가 1인실에 산다고 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기숙사 방 투어를 시작했다. 1인실이 더 비싸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았는데 12명이서 각자 1인실에 지내고 공용 키친, 화장실 2개를 셰어 하는 형태여서 실망감이 높았다.


Bruny는 추후 UN에서 일을 하고 싶다며 인권에 관련한 전공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세 명 다 다른 단대다 보니 서로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기숙사 생활 시작에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행복하다.


루프탑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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