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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주 Jan 25. 2024

Day39. 3차로 클럽을요?

뉴욕에서의 첫 생일 파티

**모든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오전과 이른 오후 시간 모두를 학교 과제를 하는 데 쏟고 저녁에 있는 같은 과 친구 Kritina의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서둘렀다. 함께 도서관에서 같이 과제를 했던 Bruny도 심심하다며 같이 따라가고 싶어 해 양해를 구하고 함께 가기로.


사실 이날은 저녁에 갑자기 비도 오고 날씨가 안 좋아져서 파티를 가는 게 맞는 선택인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미 가겠다고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강행하기로 했다. 심지어 인도에서 온 그녀에게 K-술맛을 보여주고 싶어 궂은 날씨를 뚫고 H마트에 들르기도 했다. 의지의 한국인 선물은 복숭아맛 막걸리. 사실 과일 소주를 사가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마트에서 판매하지 않았다.


맨해튼 한 바(Bar)에서 열리는 그녀의 생일 파티에 가는 길엔 한 건물에서 (명백하게) 트럼프로 추정되는 한 종이 인형이 매달려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거짓말쟁이라는 팻말과 함께 다리는 불에 타는 채로 창문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역시 미국인들은 정치인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이 유쾌하구나 싶었다.



도착하고 보니 아마 날씨 탓인지 오겠다고 약속한 학과 친구들의 반은 오지 않았다. 그걸 보니 역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는 해피 아워 타임에 맞춰가 한 잔을 시키면 한 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었는데,  비싼 뉴욕 물가엔 이런 해피 아워 타임을 노려 즐겨야 한다.



Kritina에게 선물과 축하 인사를 건네고 처음 본 그녀의 룸메이트 및 일찍 온 학과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바에서의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뉴욕 바에서는 주로 술만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데에 중점을 두기에, 한국에서 안주와 술을 잔뜩 시키고  얘기하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후자의 분위기에서 평생을 살아온 난 뉴욕 바에서의 분위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배가 아주 고팠다는 뜻이다.)

그래도 다행히도 생일파티의 주인공이 케이크를 준비해 와 배를 조금 달랠 수 있었다. 파티에 온 하온이도 귓속말로 배고프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모두가 비슷한 생각이었으리라 믿는다.

우린 초를 대신해 초가 활활 타오르는 유튜브 영상을 틀고 생일 축하 노래도 함께 부르며 개강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학과 친구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이후 조금을 더 수다 떨다 Kritina가 술값을 계산한 후 다 같이 피자 가게로 이동하였다. (술값을 전부 계산하다니, 이걸 보고 난 절대로 여기서 생일 파티는 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뉴욕에서 피자 가게는 흔히 볼 수 있는데, 바에서 몇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눈 후 배가 너무 고파 못 견디겠다 싶을 때쯤 나와 근처의 피자 가게에 들러 배를 달래는 것이 국룰인 것 같아 보였다. 번외로 이때 시킨 가지 피자가 정말 맛있었다.



가게 앞에서 사진도 찍으며 본격적으로 세이 굿바이 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훅 들어온 제안에 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3차로 클럽 갈래?’ 엥? 클럽이라는 게 피자 먹다 말고 옆집 가듯이 제안할 수 있는 그런 장소였나.


알고 보니 뉴욕에서의 클럽은 한국과는 다르게 가볍게 chill 할 수 있는 그런 장소로 인식되는 듯했다. 한국에서도 잘 가본 적 없던 클럽인데 뉴욕에서의 클럽은 어떨까. 다들 같이 가자는 통에 귀가 팔랑거렸으나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Bruny를 끝까지 챙기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내가 데려왔으니 끝까지 책임져야지, 의지의 한국인이자 의리의 한국인이다.


하지만 궁금증이 기숙사에 온 이후에도 마음 한편에 드는 걸 보면 내 귀는 여전히 팔랑거리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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