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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현anna Jul 27. 2024

부모됨이란 ______이다. [No.25]

_부모됨 시리즈] 철든 어른으로 도약함. 편

#25. 부모됨이란 아이를 통해 철없이 살던 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이다.



DALL·E 2024-07-27 22.16.46 - 위현anna



아이가 태어난 직후의 부모는

이제껏 해 오던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다.


엄마는 

아이가 다칠까봐

그렇게 좋아하던 귀걸이와 목걸이를 빼 서랍 안에 넣어둔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받았던 네일 케어는 사치가 되고,

케어는 커녕 세수를 할 시간도 없다.


2시간에 한 번씩 젖을 찾는 아기 때문에

1시간이라도 제대로 잘 수가 없고,

산후통 때문에 온 몸은 천근 만근이다.



아빠는

하루 종일 고생한 아내와 교대를 해야 하니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친구도 마다하고 집으로 향한다.


시즌이 돌아와도 야구를 보기는 커녕

아기가 깰까봐 TV를 틀 수도 없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도,

하루 종일 아기를 전담했던 지친 아내를 대신해

밤을 새워가며 아기를 전담해야 한다



참 신기한 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이렇게 된다는 거다.


내 품에 안겨있는 이 조그만 생명체가 뭐라고,

내가 이럴 일인가 싶지만,


내 아기를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인 웃음이 고이고,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된다.  


진짜 신기한 일 아닌가?



부모가 되면
이렇게 저절로,
철이
드나보다.




그렇게 부리던 멋도 필요없고,

그렇게 좋아하던 술자리도 마다하고,

엄마자리, 아빠자리, 부모자리를

알아서 찾아가는 내가

너무 신기하다.


아기와 함께하는 이 변화된 생활이

어느 새 너무나 당연하게

일상이 되어간다.






문득 문득 (특히 밤에,)

부모가 된 내가 갑자기 너무 외롭고, 막막하고, 답답해도,


아기가 없는 삶은

이미 상상할 수가 없기에,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생활로 돌아가서

아무때고 멋부리고, 외출하고,

아무때고 술 마시고, 늦은 귀가를 하고 싶다가도,


내 아기 자는 뽀얀한 그 얼굴,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눈웃음이 생각나


그런 마음이 푸시시 꺼진다.

그런 마음이 꿀떡 삼켜진다.




이렇게

오늘 하루 밤 참고,

내일 하루 밤 또 참으며,

그렇게 참다 보면,


어느 새

아기는 아이가 되고,

소년 혹은 소녀가 되었다가

아가씨 혹은 청년이 되어

나의 곁을 떠나갈 날이 온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부모는

자신을 놓는다.

자신을 키운다.


그렇게 하루 하루

철이

들어간다.



모든 부모가 그렇게

철이

들어간다.  



naver image




세상의 모든 부모들, 화이팅!!






* 본  '부모됨은 ____이다.' 시리즈는 2020년 12월 발행된 학술지 『 영아기 첫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부모됨 인식에 대한 개념도 연구_열린부모교육연구 14-4-7(심위현,주영아) 』 를 모티브로 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출된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로 다듬어진 '부모됨에 대한 88개의 새로운 정의들(최종진술문)'을 인용해, 심리상담과 부모교육 현장에서 느낀 나의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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