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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현anna Jun 24. 2024

부모됨이란 ______이다. [No.4]

_부모됨 시리즈] 책임감과 부담감. 편

#4. 부모됨이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따뜻하고 안락한 큰 울타리가 되는 것이다.



A가 이렇게 말한다. 

"아~ 빨리 집 가고 싶어. 얼른 가서 씻고 쉬고 싶다."


그 말을 들은 B는 이렇게 말한다. 

"아~ 난 진짜 집 가기 싫어!"


A와 B가 집을 떠올릴 때 이토록 상반되는 마음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집을 떠올려보자. 

당신은 A인가 아니면 B인가? 당신의 집은 편안한가, 아니면 불편한가?


아내 혹은 남편, 엄마 혹은 아빠, 형제자매와 함께 사는 당신의 집을 떠올려보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당신이 집을 떠올릴 때, 

나를 환영해주고 반겨주는 가족이 있다면 당장 돌아가 씻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힘들었던 나의 하루를 충전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 것이다. 


그러나 현관 문을 열었을 때, 

환영해주고 반겨주기는 커녕 얼굴을 맞대자 마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가족들만 있다면?


DALL·E 2024-06-24 17.27.31 - 위현anna


부부의 사이가 좋아 가족 모두 화목한 집, 누구나 꿈꾸는 그런 집이다. 

부부의 사이가 나빠 가족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집, 누구도 바라지 않는 그런 집이다.


아이는 부모가 만들어 준 이런 집안의 '분위기'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은 아이의 마음 밭을 풍성하게 성장시키는 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편안'의 便을 不로 바꾸면 '불안'이 된다.

불안은 인간이 가진 기본 감정 중의 하나이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는 감정 상태이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우리는 '편안'해야 한다. 

그런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제일 중요한 공간이 바로 '집'이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가 집을 떠올릴때마다 '따뜻하고 편안하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아이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어른의 눈치를 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게 하지 말자. 

어떤 순간에도 아이를 주눅들게 하지 말자. 

언제라도 밝고 당당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자.

사이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정도를 지킬 줄 안다. 함부로 선을 넘지도 않는다.

이런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면, 그 아이는 안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뭐든지 잘 할 수 있게 된다. 

내 편인 가족이 있고, 든든한 울타리인 부모가 내 뒤를 받쳐주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밝고 화목하고 따뜻하고 안락한 집안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나는 부모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대단할 것 없다. 

그냥 서로,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주면 된다. 


가족 중 하나가 내 마음에 좀 덜 차더라도, 실수를 좀 하더라도, 내 마음같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그를, 그녀를 혹은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인정하고 환영하고 사랑해주면 된다. 


그게 다이다.




내가 매일 쓰는 소소하지만 구체적인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리자면,,,


아침, 가족들을 깨우면서 소리지르지 말라. 따뜻한 말 한마디와 포옹으로 깨우라. 

누구든 아침은 그렇게 평화롭게 맞아야 한다.


밥상에서, 빨리 먹으라고 다그치지 말라. 많이 못 먹는다고 소리치지도 말라. 

밥 먹을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했다.


가족이 나가고 들어올 때, 서로 눈을 맞추고 인사하라. 인사는 관계의 기본이다. 서로 챙겨라. 

배웅하고 배웅받고, 환영하고 환영 받으면서,

보여도, 보이지 않아도 가족들이 서로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자.

(내가 가족과 하는 그 인사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끔찍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있을 때 잘하자는, 순간에 짐심으로 충실하자는 말이다.)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웃으면서 대하라. 

잠깐 나의 일을 멈춘다고 큰일나지 않는다. 무슨 얘기든지 진심으로 들어주어라.

때로 못할 때도 있다. 그럴때는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라. 

아이를 손님처럼 대하라고 했다. 

내 마음이 항상 아이의 귀한 마음을 향해 열려 있음을 아이에게 분명하게 전하라. 





가족이 서로 이런 마음으로 살면, 

그들이 살고 있는 그 집은 하루 일과가 끝나고 얼른 돌아가고 싶은 '안락한 울타리'가 될 것이다. 


나도 사람이라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나에게 가족은, 아이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들이기에...



  세상의 모든 부모들, 화이팅!             





* 본  '부모됨은 ____이다.' 시리즈는 2020년 12월 발행된 학술지 『 영아기 첫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부모됨 인식에 대한 개념도 연구_열린부모교육연구 14-4-7(심위현,주영아) 』 를 모티브로 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출된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로 다듬어진 '부모됨에 대한 88개의 새로운 정의들(최종진술문)'을 인용해, 심리상담과 부모교육 현장에서 느낀 나의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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