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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서 등단하는 작가들

왓패드, 쇼트에디션, 스크리베이

by 프렌치 북스토어

200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디지털 기반의 최초 웹소설들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은 어디까지나 실험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종이책 중심의 문학계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작된 서사를 새로운 형식의 문학이라 부르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불과 20여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디지털 문학은 더 이상 실험적 작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종이책으로 출판되고, 심지어는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디지털 문학은 프랑스 문학계 안에서 하나의 확실한 흐름을 이루는 장르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한 독자층, 빠른 호흡의 서사에 익숙한 문화,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이 만들어낸 새로운 창작 생태계 덕분이다. 그리고 글쓰기 플랫폼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왓패드(Wattpad)나 스크리베이(Scribay) 같은 디지털 플랫폼 출신 작가들이 문학적 인정과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두고 있다. 이제 플랫폼은 단순히 글을 연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신인 작가가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하나의 시험무대가 되었다.


이 변화는 출판사의 태도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과거에는 등단이라는 제도적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작가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었고, 문학계의 흐름 역시 출판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지금은 플랫폼에서 먼저 독자들을 확보하고, 그 가능성이 검증된 작품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출판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스타 작가가 되는 새로운 경로가 자리 잡은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신인 작가로서 인정을 받는 시험무대가 되었다. 그리고 출판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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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패드(Wattpad)는 웹소설 플랫폼의 성격을 띤다. 쉽고 볼 수 있는 웹툰 플랫폼과 유사한 기능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소 차이가 있는 스토리 생태계를 갖고 있는 서비스이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이 플랫폼은 전 세계 9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한 스토리 공유 커뮤니티로 불린다. 한국의 다양한 글쓰기/웹소설 플랫폼보다 훨씬 더 글로벌 감성과 팬덤 기반 소통이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무료로 글을 읽을 수 있다. 작가로 등록하면 특별한 절차 없이 바로 연재를 시작할 수 있다.

왓패드의 핵심은 작가와의 소통에 있다. 작품 아래에 달리는 댓글과 하이라이트 기능을 통해 독자들은 문장 하나하나에 즉각 반응할 수 있으며, 작가는 그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작가와 독자가 작품의 결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국 웹소설 시장이 장르물을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왓패드는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실험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 플랫폼 자체가 열린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연재하며 자연스럽게 독자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피드를 올린다는 감각으로 글을 쓰는 문화는 10대, 20대 초보 작가들이 큰 부담 없이 데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구조를 통해 성장한 작가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왓패드 출신 작가 모르간 몽콤블(Morgane Moncomble)은 플랫폼에서 연재하던 로맨스 작품 『이리 와, 우리 사랑하자(Viens, on s’aime)』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오프라인 출판으로 이어졌고, 이후 시리즈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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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2010년대 중반부터 수많은 프랑스 젊은 작가들이 왓패드에서 이름을 알렸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지하철·버스·대기시간 동안 읽을 수 있는 짧은 챕터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댓글 기반 피드백 문화가 결합되면서 빠르고 역동적인 연재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프랑스에서는 사라 모랑(Sarah Morant)의 《수줍은(Timide)》, 마틸드 알로하(Mathilde Aloha)의 《나쁜 남자들의 또 다른 이야기(Another Story of Bad Boys)》, 갈리 로터(Gally Lauteur)의 《나를 백설공주라고 부르지 마(Ne m’appelez pas Blanche-Neige)》 등이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기며 대형 출판사에 의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특히 마틸드 알로하는 400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며 아셰트 로망(Hachette Romans)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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