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홍 Sep 03. 2016

노인의 시선


오후녘의 주택가는 고요에 빠진다.

채로 거른 듯한 햇살이 가만히 거리를 채우면

바람도 걸음을 늦추는, 애매한 때의 오후.


가물한 시야와 흐린 소리는 생각보다 자주

묻어 놓았던 기억의 어느 곳을 파고들게 만들었다.


악착같이 끝에 닿고자 하던 우리가 있었지.

버티고 버텨 끝에 다다르기만 하면

다 괜찮은거라 믿었었지만

정말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었던 걸까.


낯 뜨거운 애정행각에

요즘 젊은이들은, 쯧 혀를 차다가도

그 당참과 싱그러움에 너를 떠올린다.


꼭 행복하자. 그리 다짐하던 너와

버티기 위해 네 손을 놓은 나.


나는 아직 끝에 닿지 못해 행복을 찾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여름이 허물어질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