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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26)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세계자본 점유율 70%라는 엄청난 규모의 워터리그(Water League)는 처음부터 이렇게 거대한 회사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거대회사가 그렇듯, 워터리그도 처음엔 아일랜드 워터(Island Water)라는 조그마한 회사로 출발했다. 니콜라이 레닌(Nicolai Lenin). 아일랜드 워터의 창업자인 그는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일념아래, 인근 지역의 세력가들을 끌여들여 회사의 규모를 확장시켰다. 그리고는 너무나 오염되어 만질 수조차 없는 (모스크바의 강)을 정화시켜 깨끗한 물로 만들어 팔았다. 오염된 강물을 정수로 만들어 판다는 그의 시도는 적중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모스크바 시민의 90%가 아일랜드 워터의 물을 마시게 되었다. 이런 그의 성공이 나라전체에 알려지면서, 회사의 이름은 유럽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오염된 강을 정화시킨 그의 행적에,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그의 힘을 빌려 자신들 나라의 강을 정화시켜주길 원했고, 아일랜드 워터의 레닌회장은 그들 나라에 회사를 세워 강을 정화시켜 물을 팔았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체에 자신의 회사를 세운 아일랜드 워터는 미국의 DFW(Daily Fresh Water)와 일본의 히로세 워터(Hirose Water) 등 전 세계 20개국의 물 회사를 통합시켰고, 회사이름을 워터리그(Water League)로 변경하였다. 통합하는 과정에 회사설립이 거부당한 아너스데이의 나라들. 즉, 영국, 중국, 사우디, 독일에 대해 워터리그는 공급하는 물값을 올렸다. 토터스의 나라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미와 동북아시아에 있는 토터스의 나라들에 들어가는 워터리그의 물은 원가의 10배가 넘는 값을 지불해야했다. 계속해서 올라간 물값은 결국 30배까지 치솟았고, 그 결과,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이것이 제 1차 워터 워(Water War) 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저희는 세계 자본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30년 동안 점유율을 차차 높여 현재 약 71.84%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자는 말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돌아봤다. 정확히 11명의 최고위원들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은 모스크바 워터리그 세계본부 최고회의장이었다. 아주 어두워서 보고하는 남자 외에는 보이지 않는 특이한 회의장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레닌을 제외한 11명의 최고위원들은 워터리그의 창설 맴버로서,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세계 경제의 등락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정도였다.


“계속하게.”


 그들 중 한 명이 남자에게 보고를 계속하도록 지시했다. 잠시 서류를 뒤적이건 남자는 보고를 계속해 나갔다.


“아시다시피 저희 회사의 세계자본 점유율은 60%에서 70% 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70%에서 71.84%인 현재 까지는 무려 5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너스 데이와 토터스의 견제를 제일 큰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회사에 그동안 수많은 견제를 해왔습니다. 

자료화면이 보여졌다.


“그중 큰 두 사건을 예로 들겠습니다. 첫번째 사건으로 3년 전, 토터스 파워가 나이지리아에 있던 우리 회사를 공격해 간부 37명을 살해한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여파로 나이지라아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이 상실되었지요.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남자는 다른 화면으로 넘겼다.


“그리고, 두번째 사건으로 바로 지난달에 벌어졌던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아너스 데이 중국의 주원장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그는 남극에 있는 우리 기지를 급습해 직원 13명을 살해하였습니다. 암살조직인 십이지의를 이용한 공격이었습니다. 습격이 일어난 즉시, 히로세 카조우 일본지부 회장이 베이징으로 가, 주원장을 설득해 남극기지 파괴를 막았습니다만, 피해가 작진 않았습니다.”


 보고가 끝나가 맨 왼쪽에 있는 위원이 말을 시작했다.


“토터스를 붕괴시키기 위해 우리는 토터스 자료와 손을 잡았지. 그 수확으로 토터스 파워의 국장인 에드워드 J. 화이트베어를 잡지 않았는가. 게다가 국장이 없어진 틈을 타 멕시코에 위치한 파워 국을 공격했고 말이야. 내가 보기에, 우리의 공격으로 그들의 체계를 어느 정도 혼란시켰다고 생각하네. 복구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면, 이제 문제는 아너스데이 겠지. 남극기지에 대한 중요성을 그들이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순도 100%의 완전한 물을 생산해내는 남극기지는 다른 어떤 연구소보다도 중요해. 때문에 이를 알고 있는 히로세가 간신히 막았어. 다행이었지.”


 그는 앞에 놓여져 있는 물을 마셨다. 남극에서 생산된 바로 그 ‘물’ 이었다.


“저의 짧은 견해로는 토터스와 아너스 데이에 대한 견제를 더욱 심하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


그때, 최고위원 중 한 명이 남자의 말을 가로막았다.


“견해? 너의 견해 따위를 지금 우리에게 말하는 것인가.”


“아...아닙니다. 저는 단지.”


“단지 보고만 하는 거다. 네 일은.”


“예. 알겠습니다.”


“토터스 자료 쪽은 어떻지?”


잔뜩 움츠려있는 그에게 다른 위원이 물었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라시 고원에 있는 그들 기지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다만, 저희 쪽에 스파이로 와있는 타그니토가 전과 같지않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뉴질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워터리그 CEO들의 모임에 참석한 상태입니다.”


그들은 역시 타그니토에 대해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워터리그의 CEO였으면서, 안으로는 토터스 자료 요원으로 일하는 것을 말이다.


“주원장을 끌어내기 위한 그 오페라 말인가? 타그니토가 그런 곳에 나가다니. 의외군.”


약간 놀랐다는 눈치였다.


“설마. 훼방을 놓지는 않겠지?”


“그는 토터스 자료의 첩자야. 아너스 데이를 도와줄리 없지.”


“그렇자면 시각 쪽은 어떤가?”


 더 이상 타그니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 위원은 이번엔 토터스 시각에 대해 남자에게 물었다.


“알려진 바로는 토터스 시각 국장 자일스 E. 레드펜더가 중국황제와 접촉을 했다고 합니다. 접촉 이유에 대해선 저희 쪽 정보원들도 캐내지 못했습니다만. 알아내는 즉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 보고는 위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자일스와 주원장이 함께 거론되었다는 것에 약간 흥분한 모양이었다.


“자일스가 주원장과?”


“그 둘은 오토거스 시절부터 알고 지냈잖나. 신경 쓸 것은 없다고 보는데.”


 다른 위원이 다른 관점으로 해석했다.


“아니지. 오터거스가 살해당한 유력한 용의자로 주원장이 거론되었지 않는가. 자일스는 주원장을 아버지 살해의 원수로 본다네. 이 만남은 이상해. 무엇인가 다른 속셈이었어. 설마 정말로 우리의 계획을 눈치챈 것은 아니겠지?”


“그럴리는 없어. 알아낼 방법이 없잖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작전만 성공하게 된다면, 토터스는 반드시 붕괴하게 될 것이야. 잘하면 아너스 데이의 중국까지도 무너질 것이겠지.”


서류를 쳐다보던 다른 위원은 주원장의 함대에 주목했다.


“듣자하니, 그가 함대를 끌고 호주에 주둔시켰다는데?”


“정신적 지주인 주원장이 죽는다면, 중국함대 쯤이야 미국 함대에 먹힐 뿐이지.”


“미국함대? 미국지역 대통령이 함대를 끌고 뉴질랜드로 갔나? 그렇게 지시했어?”


“아니. 스스로 태평양 함대를 끌고 갔다더군. 물론 우리가 의도한 것이긴 했지만.”


“그 자식은 정말 바보같군. 매번 우리에게 속아주니 말이야.”


“됐고. 다시 자일스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오토거스가 죽은지, 20년 동안 그 어느와도 접촉하지 않던 자일스 E. 레드펜더. 그가 주원장과 만났어. 이건 생각보다 심각해. ‘힘’ 의 존재 유무에 대한 사실을 아는 자일스가, ‘힘’을 원하는 주원장과 만났다는 사실은 자칫 이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네.”


“설마 우리도 아직 모르는 ‘힘의 원천’ 에 대해 알아낸 것은 아니겠지?”


“‘힘’ 이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지 않나.”


“히틀러가 죽은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적임자가 나타나고 않고 있지. 아무도 그 ‘힘’ 에 대해선 정확히 아는 바가 없어.”


“아무튼 토터스의 한 틀을 맡고 있는 그가 주원장에게 ‘힘의 원천’ 에 대해 주원장에게 말했다면 큰일이다. 주원장은 그 ‘힘’ 을 얻고 싶어 한단 말이야. 가뜩이나 처치하기 곤란한 그가 힘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그는 온 힘을 다해 그 힘을 얻으려 할 것이야. 막아야해.”


“어떻게는 막아야한다. 이봐, 자네.”


“예.”


“계획변경이다. 에드워드를 넘겨주지 말라고 명령을 내리게.”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주원장을 사살하게.”


“그것은 이미 미국지역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습니다. 잠시 후, 결과가 보고될 것입니다.”


“미 대통령이? 그것 잘됐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야. 잘했네. 이만 가봐.”


"예. 알겠습니다."


“주원장...자일스... 이 둘이 무슨 일을 벌이려는 것이지? 그나저나 레닌은 어디간거야?”


 11명의 최고위원들은 자일스와 주원장이 못내 거슬린 모양이었다. 그들은 자일스와 주원장이 이 세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긴 이상, 이들 최고위원들은 이제 자신들이 표면적으로 나설 차례라고 여겼다. 그들은 자칭 ‘세계조율사’ 였으니까.


철커덕.

 홀도(Holder) 미 특수부대의 일등 저격수인 마이크 워싱턴(Mike Washington). 그의 손가락에 땀이 흘렀다. 그의 조준점에는 주원장의 머리가 보여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목표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14억 인구를 호령하고 있는 중국 패왕이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그는 손을 떨고 있었다. 일등 저격수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에게 떨어진 명령은 박스를 받기 위해 무대에 올라가는 주원장을 저격하는 것이었다. 그는 주원장의 모습을 한시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그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이것은 옆에 있는 다른 4명의 저격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짝짝짝.

 홀 전체를 울리는 박수소리와 함께 드디어 오페라가 막을 내렸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기립박수를 쳤다. 별로 흥미있게 지켜보지는 않았던 주원장도 이때 만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표가 일어섰다.”


“목표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심하라.”


 홀더 특수부대원들은 주원장이 무대 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았다. 때문에 목표를 놓지지 않으려고 서로간에 통신을 주고받으며 그의 위치를 파악하려 애썼다. 그런데, 그때였다.


텅.

 홀 전체의 불빛이 사라졌다. 마치 어둠에 먹힌 듯, 오페라 극장 전체의 전기가 나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이 덮쳐왔다. 홀 안의 사람들은 당황했다. 미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워터리그 간부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으니,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홀더 미 특수부대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원장을 저격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하고 있던 그들은 무거운 적외선 센서를 떼어 놓은 상태였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 상황에서 그들은 적외선 센서가 어디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었다.


“적외선 센서가 어디있지.”


“이봐, 마이크. 자네는 항상 허리에 꽂아놓지 않았었나?”


“글세. 지금 만져봤는데. 없어. 제기랄. 주원장이 이 홀을 빠져나갔다면 어떻게 하지?”


“일단 적외선 센서를 찾는 것이 급선무야. 저격은 그 다음이다.”


잠시 바닥을 뒤적이던 마이크는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아. 여기 있었군.”


 그는 가방을 뒤져 안에 있는 적외선 센서도 찾았다. 그는 즉시, 놓지 않고 있던 라이플에 적외선 센서를 달았다. 그리고는 전원을 누른 후, 오른쪽 눈에 가져다 댔다. 그의 오른 눈에 초록색의 세계가 펼쳐졌다. 그런데 그때, 그의 바로 앞에 무엇인가가 있었다. 아니, 물체가 아닌 사람이었다. 누군가 서 있었다.


푹.

 마이크는 뾰족한 무엇인가가  자신의 목을 관통했음을 알았다. 그는 피를 뿜으며 앞으로 쓰러졌다.


“이봐 마이크!  왜 그래?”


 마침 적외선 카메라를 찾은 제이슨은 그를 찾아 센서로 그릴 보려했다. 그런데 그의 앞에도 누군가가 있었다. 토끼의 탈을 쓴 검은 옷의 암살자였다.


“십이지의.”


 그랬다. 중국패왕 주원장은 저격수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는 십이지의를 시켜 홀의 전원을 나가게 한 다음, 저격수들을 암살하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텅.

 홀 안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갑자기 들어온 빛에 사람들은 잠시 눈을 뜨지 못했다. 하지만, 곧 앞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보이게 된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놀랐다. 옆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한심하군.”


 중국패왕 주원장. 그는 단 1분의 정전 동안 홀 안의 모든 워터리그 간부들을 잡았다. 자신들의 호의무사와 십이지의의 활약으로 그들의 손과 발을 묶어 놓았던 것이었다.


“주원장!!!”


 소리친 이는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암스테르담이었다. 그도 역시 줄에 묶여 있었다.


“이런 평화적인 곳에서 무력행사가 뭔가!”


그는 자신들이 결백함을 주장했다.


“그래! 단지 박스를 주러 온 우리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


일본지부 CEO 히로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역시 결백을 주장했다.


“당장 줄을 풀어라!”


“풀어라!”


 수십 명의 워터리그 간부들이 부당함을 주장했다. 당장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닥쳐라!!!”


와장창. 쨍그랑. 

 주원장의 외침과 함께 테이블에 있던 수십 장의 접시들이 깨져버렸다. 천장에 있는 샹들리에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유리파편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엄청난 목소리를 들은 워터리그 간부들은 고막이 터질 듯한 소리에 말을 멈추었다.


“왜 나를 죽이려했는가! 암스테르담!”


“그런 적 없다!”


“헛소리 마라. 저격수들을 멀리 배치시키면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주원장의 말에 미 대통령은 뜨끔했다. 그가 어떻게 홀더요원들을 알아냈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대통령답게 곧 냉정함을 찾았다.


“당신은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어. 세계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전쟁을 일으키도록 내가 방관할 줄 알았나?”


“하나로 통일하기 위한 전쟁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행위다! 역사를 안다는 자가 그것도 모르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 나는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다!”


“자국민? 자국민에 대한 보호? 웃기지 말게. 넌 두려워하고 있어. 네가. 너의 지역이. 네 힘이 작아질까 말이다. 겁쟁아, 전쟁이 두렵나?"


“전쟁은 불가하다. 전쟁을 원하는 가 주원장? 우린 워터리그야! 지금은 우리의 말이 곧 법이고, 우리의 말이 곧 인류 전체의 뜻이다! 때론 들어야 할 때도 있어!” 


 주원장은 암스테르담을 쳐다봤다. 그의 눈빛을 바라보던 그는 그가 물러날 뜻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시간만 허비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즉시 십이지의를 비롯한 자신의 모든 부하들을 소집했다. 


“대화가 안되는군. 잘 있게나. 친구들. 나 주원장은 이만 물러가겠네.”


“어딜가는 건가!”


“가자. 우린 이미 목적을 이루었다. 박스를 들고 여길 빠져나간다.”


 그는 무대 위에 있는 박스를 들게 시키고 오페라 극장을 빠져나갔다. 미 대통령을 비롯한 수십 명의 워터리그 간부들은 그가 나가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손 발이 묶여 있었으니까. 암스테르담 미 대통령은 이를 갈며 그 장면을 응시했다.

 그리고, 약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미 대통령의 보디가드들이 오페라 극장으로 들어왔다. 오페라가 끝난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대통령이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그들은 대통령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닌지 들어온 것이었다. 암스테르담이 묶여 있는 것을 본 그들은 즉시 달려가 그를 풀어주었다.


“안나 양. 다친 데는 없나요.”


 타그니토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의 손을 풀어주면서.


“예. 없어요. 그나저나 큰일이네요. 이제 전쟁이라니요.”


“뭐.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 아니었습니까.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 시킬 방법밖에는 없군요.”


“그것도 힘들 것 같은데요. 저 남자 때문에.”


안나의 손가락은 미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장 국방장관을 바꿔! 지금 주원장이 월링턴을 빠져나가려고 한단 말이다! 피지 섬에 있는 그를 바꾸란 말이야! 어서! 나를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해 주겠다 주원장!”


 암스테르담은 주원장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포박한 것도 이유이긴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자신의 신념에 대해 겁쟁이라는 표현을 써서 비하했기 때문이었다. 자존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미국지역의 대통령이었으니, 어쩌면 주원장이 그의 약점을 건드렸는지도 모르겠다.


콰과광.

 그때 누군가 요란하게 오페라 극장 안으로 들어왔다. 허겁지겁 달려온 듯한 모습의 이 사람은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처형인씨!”


 바로 홍길동이었다. 안나는 그의 전(前) 이름을 불렀다. 홍길동은 안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녀를 찾아냈다.

 

“아. 다행이군. 살아있었어.”


그는 안심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걱정했었으니까.


“움직이지마. 당신. 더 이상 다가오면 이 여자를 죽이겠다.”


“왜...왜 그래요?”


 안나는 갑자기 돌변한 타그니토의 태도에 놀랐다. 그리고 자신의 목덜미에 느껴지는 타그니토의 칼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칼은 매우 날카로웠기 때문이었다.


“홍길동. 처형인 네놈이 홍길동이라니.”


홍길동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그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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