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나남 Jun 10. 2022

아무 계획 없이 프랑스에 떨어졌다  Ep 1

  프랑스와의 인연 시작

나의 현재



현재 난 프랑스에 온 지 3개월이 되었다. 다음 달이면 프랑스에서 보낼 마지막 4개월 차가 된다. 4개월은 짧으면서도 이곳 문화에 젖어서 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은 이곳 문화에 허우적거리지만 그래도 처음과 달리 이방인이라는 낯선 느낌보다 제법 프랑스를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프랑스를 선택하고 가기까지


나는 2월 20일에 프랑스에 처음 왔다. 유럽도 처음이었다.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 땐 그저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한 프랑스와 유럽이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아시아, 한국과 너무나 다른 사람들, 건축 양식, 문화를 접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곳과 완전 다른 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일은 나에게 어떤 삶의 변화를 가져올까라는 설렘도 있었다. 이미 나는 한국에서 나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내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야 나의 생각과 성격도 좀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그리고 혼자 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말이 어학연수이지 그냥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살아보자는 도전 정신이 무료한 내 삶에 자극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프랑스인가. 프랑스인들에게도 한국인들에게도 질리도록 들은 질문.! 나는 일단 불어불문과이다. 그럼  불어불문과인가. 대학입시에서 어문학을 선택하는 사람들 중에는 경쟁률이 낮다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일단 고등학교  외국 문화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책을 읽으며 내가 속한 곳과 다른 문화 차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재밌었고 영어가 아닌 2 외국어를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프랑스어를 처음 접한  " 자크 상페"라는 일러스트의 책이었는데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림체가 좋아 책을 사기 시작하다 원서로 접하면서 불어가 하나 예술 영역 같은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불어를 들으면 멋있어 보이는 괜한 허세도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읽게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  에세이를 보고 막연히 나도 프랑스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프랑스에서 살아볼  있는 제일 빠른 길이 교환학생을 가는 일이라 생각이 들어 불어불문과를 선택했다. 특별한  없는 이유다. 하지만 어쩌면 내 인생을 어디로 끌고 갈지 모를 인연이 될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냥 훅 떠나고 싶은 충동


불어불문과를 진학해 2학년이 되던 해에 나는 교환학생에 갈 수 있는 자격이 생겼지만 용돈 없이 알바로만 생활하던 난 당연히 프랑스에 갈 돈을 모으지 못했고 돈을 모으기 위해 1년 휴학을 했다.


카페, 빵집, 레스토랑, 호텔, 학원, 과외 등 되는대로 알바를 했다. 돈을 꽤 모았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이 세상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가 터져버렸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1년 2년 길어졌고 이대로 졸업 전에 못 가는 건 아닌지 불안했고 그럴수록 한국에서의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지겨워져만 갔다. 심지어는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기까지 하니 나는 자주 답답함을 느꼈고 일상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코로나가 터지고 2년이 되어갔을 때쯤 교환학생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기는 지쳐 결국 개인 어학연수를 준비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도피처럼 빨리 해외로 훅 떠나 뭐라도 경험하고 싶은 생각이 제일 강렬했던 시기였다. 나를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연고도 없는 프랑스에 떨어트리면 나는 누굴 만나 어떤 인연을 쌓을 것이며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를 실험해보고 싶은 조금은 엉뚱한 실험이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