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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올곧아야 한다. 타의에 의해 곧아져서는 안된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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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장 큰 축복은 '선택'이다.


우주는 대부분의 존재에게 '개입권한'을 주지 않는다. 별은 스스로 궤도를 바꿀 수 없고, 바람은 부는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없다. 태양은 스스로 색을 결정할 수 없고 강은 스스로 향하는 바를 선택할 수 없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상황을 관찰하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선택'이란 우주 전체에서 극히 드문 현상이다.



'인간'은 이런 드문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선택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 과거 학습, 습관, 환경에 의해 자동반응하며 살아간다.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눈을 감는다던지, 뜨거운 것에 손 대면 바로 뺀다던지 하는 '무조건 반사'를 가지고 있다. 무조건 반사는 그 매커니즘이 굉장히 단순하여 '인간'만 갖고 있는 특성은 아니다. 상당수의 생물이 가지고 있으며 '신발장 센서등'마저 가지고 있다. 학습없이 선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반사 능력이다.



인간을 포함해 고등 동물들은 '조건반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학습에 의해 만들어진다. 알람소리만 들으면 자동으로 짜증이 난다거나, 퇴근길에 무의식적으로 편의점에 등러가는 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을 찾는 일 등.


파블로프의 개처럼 상황에 따른 반사반응이 자동으로 일어난다. 이는 고등 동물에게 있는 반사 반응이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가지고 있다.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반사 능력이다.



인간의 대부분은 이런 '반사반응'만을 가지고 살아간다. 반사 반응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의해 작돈된다. 엄밀히 말하면 '반사반응'은 의식이 개입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자동처리 방식'을 갖는다.


'생각할 여지'는 없다. 그저 상황과 환경이 주는 입력값이 반사적으로 '출력값'을 내놓는 것이다. 이는 떨어지는 당구공이 선택권이나 주체성 없이 아래 방향으로 향하듯, 대부분의 인간은 자극이 오면 반응하고 환경이 밀면 움직이고, 습관이 끌면 따라간다. 이 과정에는 고민도 판단도 선택도 없다.



그저 입력과 출력이 반복할 뿐이다. 그래서 인간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하지만 실제로 '선택'을 하는 주체성을 가진 인간은 극히 드문 존재가 된다. 대부분은 선택의 권능을 가진 채, 선택 없이 살아간다.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 '명상록'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주체적으로 올곧아야 한다. 타의에 의해 곧아져서는 안된다'



가장 인간다운, 존엄을 갖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성'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타인에게 빼앗기는 일보다는 기꺼이 내어주는 일이 좋고, 타인에 의해 움직이기 보다는 스스로 움직이기로 선택하는 것이 옳다.



스스로 적게 쓰면 '검소함'이 되지만 타의에 의해 적게 쓰게 되는 것은 '가난함'이 된다. 스스로 낮추면 '겸손함'이 되지만 타의해 의해 낮춰지면 '골욕'이 된다.



정말 하기 싫을 때는, 본래 해야 하는 몫에 두배를 해 버림으로써 그 주체성을 가지고 와야 하고, 상대가 불가항력적 요구를 해 온다면 그 안에서 나름의 주체성을 살려 추가적인 완성을 해내야 한다.



모래알이든 바윗덩이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다. 자연의 법칙대로 그저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할 뿐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주체성이 없다. 모래알이든, 바윗덩이든 하등 중요치 않고 그 둘 모두 의지 없이 떨어질 뿐이다.



혹여 나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의지없이 움직이고 있다면 모래알이나 바윗덩이와 다를바 없으며, 최소한 그렇다라는 판단이 들면 운동이나 독서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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