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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lilla Apr 23. 2023

경쟁하는 아이들

체육수업을 하면서

경쟁은  동기를 유발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흥미롭다. 


4학년 체육에서도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단원이다. 경쟁 단원의 종목이 공을 주로 다루는 구기 종목, 농구, 축구, 하키 등이라 종목 자체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종목이기도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서로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흥미가 시들할 것이다.


피해도 있다. 지나친 경쟁은 과욕을 부리고 다투게 한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 반칙이 난무한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 진 아이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이긴 아이들은 의기양양해 하면 진 아이들을 약올리기도 한다. 경쟁 단원을 가르칠 때 늘 아이들에게 다짐을 받아둔다. 수업후 경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지 않기.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경쟁을 적절히 활용하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경쟁이 교육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규칙과 공정한 심판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이 매의 눈으로 관찰해 이의를 제기한다.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년 동안 그 뒤끝을 감당해야 한다. 경기를 하기 전에 늘 규칙 준수를 강조하고,  어길 시 엄하게 해야한다.


많은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 내에 경기에 참여하려면 시간을 잘 나누어 사용해야 한다. 나는 타이머를 활용한다. 타이머를 활용해 시간을 칼 같이 적용하지만 아이들은 늘 자신들이 하는 시간은 부족하다고, 선생님은 왜 공정하지 못하냐고 따지고 든다.


4학년쯤 되면 경쟁 단원의 구기 종목은 남,여가 함께 경기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남자 2팀, 여자 2팀으로 나누어 경쟁을 하게 되는데, 남자 아이들은 선생님이 남자라고 여자 아이들에게 시간을 많이 준다고 늘 불평을 한다. 난 억울하다. 난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사람인데 말이다. 억울하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죄이리라!


경기가 시작되면 정말 살벌하다. 색판 뒤집기 활동에서 그랬듯이 정말 치열하다. 조금의 오심도 허락 하지 않고 가차없이 따져든다. 이럴 때 각종 경기의 심판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경기가 이럴진대 국가대항전이라면 부담은 백배 더하겠지.


공정하게 심판을 보는 것은 힘들지만 몰입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달리 보이다가도 나만의 욕심을 마주한다. '저런 열정을 공부할 때도 쏟으면 좋으련만 ㅎㅎ'             


경쟁이 극을 달하는 치열한 교육 현장! 체육수업에서 처럼 건전한 경쟁만을 유도했으면 한다.  상대방과 정정당당하게 겨뤄 자신의 실력을 정당하게 인정받기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또한 아이들의 잠재력이 발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흔히들 말하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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