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로 면단위 중에서도 사람이 제일 없는 동네다.
바로 마을 위쪽에 산업단지가 있지만 진작에 망해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시골동네는 예부터 정이 많고 모르는 사람이 없고 어려우면 서로 도와주고 오 순도순사는 곳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로써 말하는 건데 시골처럼 제일 더럽고 치사한 데는 없을 거다.
시골이란 곳은 웬만한 깡다구가 아니고는 살아남기 힘든 곳이다.
그리고 우리 집은 동네에서 호구라 불렸다. 동네사람들이 술 먹자고 하면 한마디 불평불만도 없이 술 먹고, 동네사람들 한마디에 가족싸움하는 그런 한심한 집이 우리 집이었다.
항상 우리 집은 동네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사춘기였던 우리에게는 언제나 스트레스였다.
한참 성장기에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공부를 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게는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농사일도 반 강제적으로 돕게 하였고, 성인이 될 무렵에는 집에 있기만 하면 저 집 자식들은 돈 벌려 안 가고 집에만 있는다고 수군거렸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 채 동네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 자랐다.
도둑으로 몰리기도 했고, 싹수없는 년들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참 어린 시절 대부분은 포기라는 걸 먼저 배웠던 것 같다.
욕심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리 집을 괴롭혀 왔고, 남이 잘된 꼴을 보지 못했다.
그런 욕심 때문인지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아무튼 우리 동네는
참 별의별 사람들이 모여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