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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Jan 17. 2024

인생과 견생에 대한 깊은 고민...

어느 한 날 주말에 미리 예약해 놓은

애견 미용실에 가려고 토리를 데리고

조금 급한 마음으로 우리 집과는 좀 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토리가 자꾸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서 토리를 이리저리

데리고 가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그 모습을

보시면서 '애는 자꾸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네...'라며

웃으시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러면서 토리한테도

'너 되게 활발하다', '예쁘게 생겼네'라고

말을 걸어 주셨다.


나도 토리한테 좋은 말을 해주는 그 말씀이

고마워서 잠깐 서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애견 미용실에 가는데,

자꾸 딴 길로 센다'라고 말을 하자,

할머니는 이내 미용실에 가지 말고

집에서 자르고 그 돈으로 좋은 거 사

먹이라고 말을 했다. 자신도

푸들을 15년째 키우고 있는데,

브로콜리, 닭가슴살, 파프리카 등으로

늘 음식을 만들어서 먹이고 있고, 그러니까

강아지가 털도 부드럽고, 건강하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또 애가 눈에

눈물이 왜 이렇게 고이냐고 해서 '이런

강아지 종들이 눈물이 자주 맺히는 거 같다, '

'그래서 눈 영양제도 먹이고 있다'라고

하자 또 그런 거 먹이지 말고 좋은 거 먹이면

그런 거 안 먹여도 된다면서 음식 해서

먹이는데 돈 쓰라고 강조를 하셨다.


그러는 중 토리가 몇 살인지를 물으셨고,

나는 입양을 해서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대략 3~4살이라고 추정하더라라고

얘기하자 나한테 하신다는 말씀이

'절대 애 버리지 말고 잘 키우라고' 연거푸

두세 번을 반복하시다가 헤어질 때쯤은

'너는 행복하겠다, 좋은 주인 만나서'라고

토리한테 인사를 해주셨다.


뭐 그분도 초보 애견인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한 말이겠지만, 뭔가 토리를

보면서 '넌 복 받았다, 좋은 주인 만나서'

란 얘기를 듣자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우리는 토리 입장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손,발털이 좀 짧다...미안

나도 토리가 나한테로 와서 행복한지,

토리 마음을 알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런데

알 수없으니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고 하는데, 오히려 그게 토리한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씻는 게 문제이다, 뭐 어떤 사람들은

양치도 시키고 목욕도 자주 시키고,

거기에 미용, 거기다 마취까지

하면서 하는 스케일링까지....

뭐 토리가 좋다면 내 여건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다 해주고 싶지만,

이런 걸 다 하는 게 진정 토리한테 좋을지,

한다고 하면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한 번 가면 1시간 이상은

상담을 하는 수의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목욕이나, 미용 같은

건 아이가 스트레스받을 수 있으니

 자주 하지 말고, 한다 하더라도

집에서 하라고 했다. 그리고 목욕도

오가닉 제품이라 해도 화학제품이

섞인 게 결국 많으니, 자주 하는 건 좋지

않고 심지어 간식도 자주 주지 말고

치아 상태를 위해서 사료만 먹이라고까지

얘기를 했었다.


아무래도 만들어 먹이는 음식은 이빨에 끼고,

당분이 많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길에서 만난 할머니와 정 반대

되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오며 가며,

인터넷 등에서 여러 가지 말도 듣게

되고 보게 되는데, 거기서 내가 얼마나

토리를 위해 좋은 선택을 해서 기르느냐는

오로지 나의 선택과 집중에 달려 있는데,

나는 매번 많은 순간에서 토리를 위해

얼마나 좋은 선택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종종 들기도 한다.


가령 어제저녁에만 해도 퇴근을 하고

산책을 나가기 전 사료를 주는데,

산책 후에 특식(?)을 줄 생각이어서

평소보다 좀 적은 양의 사료를

먹이고 한 40분쯤 정도 산책을 하고

와서 지난번 만났던 할머니 말대로

많은 야채는 아니지만 브로콜리와

닭가슴살을 쫑쫑 썰어 끓인 후 따뜻한

국물과 함께 토리에게 주었다. 평소

닭가슴살은 몇 번 준 적이 있어 잘 먹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냄비가 끓기

시작하자 주방 앞을 떠나지 못하고

킁킁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나는 토리거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내 먹거리도 준비를 해서 토리를 먼저 주고,

나도 먹고 있는데 내가 몇 숟가락 뜨기도 전에

본인 음식을 해치우고 내 앞에서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시하고

나도 내 음식을 다 먹은 후에 사과

한 개를 먹기 위해 소파에 앉았고,

그러자 쏜살 같이 달려와 토리도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조금

사과를 떼어 주면서 원래는 엄지

손가락 정도 크기의 사과만 주려고 했는데,

이게 금세 먹고 나서는 계속 내 손을 톡톡

쳐서 결국 나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두 쪽을 토리에게 주고 말았다.


혼자 있을 때면 여유롭게 휴대폰도

보면서 사과 한 알도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겠지만, 토리가 오고 나서부터는

나의 먹는 속도는 거의 토리와 경기라도

하듯 음식을 거의 마시다시피 해치우고 있다.

이유 인즉은 토리가 자기 음식을 다 해치우고 나서

나만 먹고 있으면 토리가 킁킁되면서 나를

톡톡치고 내 앞을 얼쩡거리는 게 신경이

쓰이고, 그게 내 눈엔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과 한 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조금씩 나눠 먹는 것은 혼자 먹을 때보다

좋긴 한데 내가 늦게 먹으면 토리가 먹는

양도 늘어나기 때문에 나도 역시 빠르게 먹는다.


요즘 이렇게 음식을 토리에게 늘 내가

생각한 거보다 더 많이 주는 거 같다,

되도록이면 간식은 적게 주려고 하고

있는데, 내가 음식을 먹을 때 옆에서

아련하게 보는 토리를 늘 무시하기

힘들다.....


언니가 준 고구마 말랭이와,

감말랭이... 겨울 저녁에 먹으면 자꾸

손이 가게 돼서 나도 적당량 이상을

먹게 되는데, 옆에서 질척되는(?)

토리도 무시할 수가 없어, 급하게 언니한테

먼저 전화를 건다, '언니 지난번에 나한테 준

감말랭이랑, 고구마에 다른   첨가해서

말렸어?라고 물었더니 언니는 '왜 또 토리

주려고?!' '너나 먹지, 넣긴 뭘 넣어 아무것도

안 넣었어'라고 얘기를 해준다. 몇 번 준 적이

있지만 줄 때마다 토리한테 줄 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한다. 그러고 나선 전화를 얼른 끊고

때깔 좋은 것을 골라 토리한테 준다.

말랑하고, 좋은 부분을 잘게 찢어

주면 이게 무슨 횡재냐 싶을 만큼 토리는 

얼른 먹고 나서 계속 손을 톡톡 친다.

원래 감말랭이 하나, 고구마 말랭이

두 개만 주려고 했는데 감말랭이

하나를 더 주고 만다...


그리고 어느 주말엔 지난번에

한 번 가봤던 애견카페를 갔다,

나는 태어나서 애견카페를 지난번에

처음 가봐서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고,

토리는 입양 전 과거는 알 수 없으니

토리도 나와 같이 이곳 애견카페에

두 번째 방문하는 셈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평일 낮이라 애견카페라

지만 애견은 토리밖에 없어서 나와 둘이서만

뛰다 왔는데, 이번엔 주말 방문이다 보니

소형견 대형견이 4~5마리가 있었다.

산책 때 강아지를 만나게 되면 큰 개,

작은 개 상관없이 짖어서 걱정이었는데,

처음에만 몇 번 짖다가 결국 서로 만나게

되니 관심도 없고 자기들 끼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잘 놀았다. 그런 모습을

보니 토리가 다른 강아지들에 비해 좀

꾀죄죄한 모습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를 묶은 강아지, 염색한 강아지 말끔히

이발한 강아지들... 그걸 강아지가 딱히

좋아하지 않을 거 같아 나는 귀를 묶거나,

염색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옷이나,

미용상태 등은 나도 늘 고민이다.


나는 실용성을 따지는 사람이라 토리한테도

입히기 편한 옷만 사서 입히고, 몇 벌 되지도

않는 걸로 매번 번갈아 가며 입히는데

그에 비해 다른 강아지들은 내가 입히기 어려울

거 같은 옷에다가 목도리까지 하고 있었다.


각자 형편과 상황에 맞게 살아가는 거지만,

나도 집에 와서 당일 급하게 목도리를 하나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사실 애견용

목도리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순전히

애견카페에서 보고 나서 하나 사주기로

마음먹었고, 목도리는 채우기

어려울 거 같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목도리를 채우자마자

이제껏 본 적 없는 으르렁거림과

굉장히 날카롭게 변하는 토리를 보고

얼른 풀어주니  그냥 입으로 씹고,

뜯고 난리를 쳤다.


내 딴에 마음에 드는 걸로 비싼 걸로

산 건데..... 너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

쩝;; 그렇다면 미리 언 지를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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