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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Feb 13. 2024

토리야 우리 행복하게 오래 같이 살자~!!

양쪽 부모님도 안 계시고, 결혼도 안 한 나는

설날 당일 아침에 오빠네 집에를 간다,

일 년에 두 번 명절에만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거니와

엄마, 아버지 제사도 함께 지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면 매년

참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설날은 토리 때문에

어떡할까...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내서 토리와 함께 가도 되는지를

올케언니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그런데 올케 언니는 흔쾌히 토리와

함께 오라고 말을 건네어주었다.


걱정한 거에 비해 너무 흔쾌히 괜찮다는

말이 감사하기도 하고, 괜한 민폐를 주는

건 아닌가 해서 나는 괜찮다고 하는데도,

토리 미용해서 털이 짧다, 그리고

말티즈라 거의 털이 안 빠진다는 등...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데,

올케언니가 다시 한번 '괜찮아,

거 때문에 걱정했어?'라고 되물었다.


한 번도 집에서 강아지를 키워보지도

않았던 집이고, 강아지를 딱히 막

좋아하지도 않을 거 같단 나의 편견(?)으로

요 며칠 걱정했던 마음이 '그 때문에

걱정했어?' 란 말에 눈녹 듯 사라졌다.


설날 당일 그렇게 오빠네 집을 방문해,

문 앞에서 토리 발을 닦고 풀어놓자 짖지도

않고 새로운 집안을 이곳저곳을 조금

돌아다니긴 했지만 금세 텐션이 떨어졌는지

내 옆에 와서 누워 있었다.

그런 강아지를 보고 오빠는 여느 토리를

처음 보는 사람과 똑같이 '얘(토리) 못 짖게

성대 수술했어?라고 나한테 물어보았다.


나는 '집에선 안 짖는다'라고대답을 하자

오빠는 너무 얌전한 토리를 신기하게(?)

쳐다보았고,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토리는 그런 오빠 옆으로 가서 앉기도 했다.

그러자 오빠는 토리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모습이 나는 낯설어서 내가

오빠한테 '오빠 강아지 안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묻자, 오빠는 웃는 얼굴로

'그렇긴 한데 네가 데려온 강아지니까...'라고

대답을 하였다...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혼자 사는 동생이 그것도 보호소에서

입양했다는 강아지를 오빠도 측은했는지

'개가 진짜 얌전하네, 네가 좋은 일 했다'라고

하면서 어색하게 쓰다듬는 오빠의 투박한

손길이 왠지 덧없이 내 마음까지 따뜻하게

전해졌다...

오빠네 집, 오빠네 새 차~

우린 같이 모여서 떡국을 먹고, 대충 상을

치운 뒤, 올케언니와 조카, 그리고 나와

토리는 커피도 한 잔 마실 겸 토리 산책을 하러

나갔고, 따로 나가 살면서 고양이를 세 마리나

키우는 남자 조카가 다리가 아픈 나를 대신해

토리 리드줄을 잡았다. 토리도 발걸음 가볍게

산책하던 중 다른 강아지를 만나서 집에서와는

다르게 심하게 짖기 시작했다, 그런 토리를

보고 올케언니와 조카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오빠한테 '다른 강아지를 보자 엄청 짖더라'라고

말하자 오빠는 그제야 내가 아까 말한 집에선

짖지 않는다란 말과 성대 수술을 안 했다란

말을 믿는 눈치였다...


나는 그 눈빛을 보면서 얼마나 다행인지...

토리가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집에

데려갔는데 짖기까지라도 하면 얼마나

그거야 말로 민폐일까란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오후에는 결혼한 언니들과, 조카들이

다들 시댁을 갔다가 왔고, 오빠네

집에는 토리 입장에선  낯선 이 가

점점 늘어나는데도 토리는 크게 불편함

없이 오히려 나보다 다른 사람들 틈에 앉아

있으면서 점점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던 언니들도 토리에게 다가와 주면서

가족처럼(?) 맞이해 주었다... 그렇게

늦게까지 오빠네 있다가 12시가 돼서야

우리 집에 오니 토리도 피곤했는지  

여느 때보다 뒤척이지도 않고

내 옆에서 곤히 잤다.


그다음 날은 수원에 사는 조카네 집에서

설날 2차 파티(?)를 집들이 겸해서 한다고 해서

간단히 산책을 한 뒤에 오후 늦게 출발을

하였다. 조카네는 새 아파트로 분양을 받아서

이사를 갔고, 슬하에 어린 남자아이를

두 명 두고 있는데, 토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 데리고 오라고 했다.

내 상황을 잘 아는 조카이지만 참 감사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토리님~~

또 토리는 정말 감사하게도 차 타는 걸

좋아해서 산책하러 나가거나, 산책

집에 차 쪽으로 가서 발걸음을

멈출 정도이다, 그것도 내 차에서만 말이다...

('혹시 너 천재니?')...

그도 그럴 것이 차 타면 늘 애견카페나,

토리 입장에선 늘 새로운 산책 장소를

가니 딱히 싫어할 이유가 없을 거 같긴 하다.


그렇게 토리를 태워서 약 한 시간 반가량

운전을 해 가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뒤에, 오랫동안 차를 탄 토리를 위해

나는 아파트 1층에서 잠시 산책을 하고 가겠다고

조카한테 말하고, 1층으로 나오자마자 조카의

아이들이 창문을 열고 고층 아파트에서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토리를 부르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실외배변을 하는 토리를 간단히

쉬만 누이고 얼른 조카 집으로 갔고,

아이들이 먼저 나와 토리를 격하게

환영해 주자 토리도 어리둥절한지

몇 번 짖기 시작했다...;;

선물로 받은 아톰인형

나와 조카가 빠르게 아이들을 진정시키자

토리도 이내 짖음을 멈추었고,

나는 '강아지도 소중한 생명이니 아프지

않게 잘 놀아줘야 한다고' 말하자 아이들도

토리를 만져도 되는지, 놀아도 되는지 허락을

구한 뒤에 토리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사랑스러워~THE LOVE
토리야 부럽다... 나한텐 저렇게 안 다가와 주던데.....

그렇게 토리와 인사를 나눈 뒤엔 토리도

아이들에 대해 경계심 없이 우리 집과는

다른 넓은 거실에서 아이들과 잘 뛰어

놀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인형을 갖고 나와 토리에게 던져주고,

토리는 또 신나게 인형을 물고

다니면서 놀자 인형을 선물이라고 하면서

주었다.

그 인형은 토리 침이 흥건할 만큼

갖고 놀아서 나도 소중히 챙겨 와 토리

잠자리에 놓아주었다.

저녁에는 토리와 아이들이 (초3, 유치원생)

함께 산책을 나갔고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이는 처음 해보는

건데도 토리 산책을 의젓하게

아주 잘 시켰다.

너희들 정말 사랑스럽다..

길이 낯선 나에게 아파트 내 이곳저곳을

소개도 해주었고 아파트와 좀 거리가 있는

공원까지 길안내도 잘해주었다,

그리고 토리를 살뜰히 챙겨주었다.


그러던 중 날씨가 좀 추워서 토리가

떨자 얼른 집에 가야 한다면서 토리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 내로 오자 단지 내있는

쉼터로 데려가서는 자신의 점퍼까지

벗어 토리를 덮어 주었다...

'어머... 너 누구 닮아 이렇게 소 스윗하니?'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살아있는

한 생명의 소중함을 토리로 인해

알아 가는 거 같았다.

토리집

집으로 돌아와서는 안아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내가 안는 법을 알려주자

긴장한 듯 토리를 안아 보기도 하면서

토리 집까지 만들어 주고, 토리 물도

챙겨주었다. 나도 아이들이 토리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토리 간식을

아이들 손에 쥐어 주자 아이들은 전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손바닥에 간식을

하나씩 놓고 토리가 혀로 핥아먹는

것에 놀라지 않고 토리가 자신의 손에

놓여 있는 간식을 핥아먹는 것을

오히려  신기해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토리가

함께 노는 모습을 보니 그제야 나도

조금 안심이 되면서 토리가 나한테로 와서

조금 행복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와 집에서 둘이서만 지내다가

연휴 내내 낯선 집에서 낯선 사람들과

지내던 토리는 늦은 시간 집에 올 때쯤은

차 타자마자 잠을 자기 시작했다...

토리야 너도 피곤하겠다...

'토리야.. 초큼 피곤해?' '엄마 내일부터

출근하니까... 그때 혼자서 푹 쉬어...'

어쩌면 토리는 혼자서 나를 기다리면서

있을 때가 연휴 때보다 더 좋다고 느끼진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열린송현 녹지광장, 좋은 곳은 너랑 다 가보고 싶네~~~

연휴 동안 토리는 연휴시작 첫날인 9일은

점심쯤  광화문에 송현공원에 가고,

저녁엔 인왕산 둘레길을 어두워져서

15분 정도를 걸었다.

설날 당일인 10일은 오빠네 집에 가서,

조카와 올케언니 그리고 나, 토리 이렇게

엄마  납골당을 가서는 토리를 데려 갈 수가

없어서 조카와 올케언니가 먼저 엄마한테 가서

인사를 하고 오고, 그러고 나서 토리를 조카에게

맡기고, 나는 혼자 가서 엄마한테 인사를

드리고 왔다, 그러고  근거리에 있는 

고봉산  둘레길을 조카와 함께 걸었다.

이런 산길은 나와 단 둘이는 올 수가 없어서

토리입장에선 처음인데, 날씨가 따뜻해서

조카와 함께한 산책을 즐겼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11일은 결혼한 다른 조카네 집에 가서

아파트 단지와 그 주변 공원을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했다.


그리고  12일 연휴 마지막 날은

언니와 함께 봄햇살 같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한강을 산책했다....

연휴라 그런지 한강에는 내가

퇴근하고 토리와 함께 왔을 때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햇살이 따뜻해서 좋았던 한강~

토리야 네가 연휴 내내 즐거웠으면 해~~

그리고 너만 즐거우면 나는 초큼

피곤하지만 괜 괜찮아~~

엄마가 좋은데 많이 데려가 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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