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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Mar 19. 2024

나도 개엄마는 처음이라서..

가끔 토리랑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토리를 처음 보호소에서 입양해올 때가

생각이 난다.

보호소에선 마킹이 심해 늘 귀저기를 차고 있던 토리;
입양전 토리는 알수없는 질환으로 다리에 떨이 빠진 상태였다..

회사 반차를 내고 점심시간이 지난 조금

늦은 시간에 방문을 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많은 아이들 중 토리만을 떨리는

마음으로 보호소 밖으로 데려와 차까지

가는 시간이... 짧은 거리임에도 얼마나

설레고 긴장이 됐었는지... 사실 설렌다기

보다는 긴장과 걱정이 더 됐었던 거같다..

또 차에 태워 집까지 오는 길이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처럼 떨리고 운전대를

잡은 손에 땀이 날정도로 긴장이 됐었던 시간...

토리야 이제 가는거야~더 좋은 곳으로~~너의 기사가 되어줄게~

평소 같았으면 앞에 빨리 가지 않는차를

눈으로 욕하며(?) 째려봤는데, 그땐 앞에

천천히 가는 차가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을까

토리는 얌전히 차에 앉아서 하품을

하고 신호가 걸렸을 때 간혹 내가 만져주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핥아주고, 손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모습이 감사하고, 안타깝고,

이제껏 이렇게 많은 감정을 한꺼번에 느꼈던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토리를 또 데리고, 병원으로 애견

미용센터까지 들러 토리가 마침내 우리 집안으로

들어와 미리 준비한 강아지 침대에 곤히

앉아 있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다행히도 낯선 집에서 내가 챙겨준

사료와 물을 잘 먹고, 집안 이곳저곳을

좀 둘러보더니 다시 침대로 쏙 들어가

앉아 있는 모습... 밤에는 침대 밑에 토리침대를

두고 같이 잤는데, 토리가 움직일 때마다 나도

잠이 깨고 자고를 반복하면서 선잠을 잤던

시간들이 이제는 조금 먼 시간처럼 느껴진다.

이발하고 온 토리...너 이렇게 앙상한 아이였구나...
보호소에서 챙겨준 토리 옷...

이제는 가끔 사고(?)를 치면 단호하게 혼내기도

하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내가

토리를 엄청 애지중지하면서 키우는 걸로

보이는가 보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말을

엄청 안 듣기도 한다. 그 첫 번째가 뜬금없는(?)

짖음이다, 그런데 그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짖을 때 보면 세상에 내가 왕이다란

느낌처럼 나를 보고도 큰 소리로 몇 번씩

짖기도 한다... 분명 처음엔 안 보이던 행동이고,

또 보면 겁이 나서 짖거나 한다기보다는

그 눈빛과 행동을 보면 너무 당당해서

가끔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그런데 또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건 내

생각인거고, 개가 짖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 또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해서

짖을 때마다 당황스럽고...

주말에도 산책은 쉬면 안되는 거지? 그 그 그렇지?..

어느 날 주말엔 나무데크로 된 둘레길을

토리와 함께 걷고 있었는데, 가는 방향

옆쪽으로 할머니 두 분이 앉아 계셨다.

그런데 좁은 길 옆에서 두 분이 음식을

먹고 계시다 보니 토리가 그쪽으로 돌진을

했고, 내가 끈을 당겨서 닿지는 않았지만

할머니 한 분이 '난 너 싫어 오지 마'라고

하셨다, 나는 얼른 줄을 더 당겨 돌아서는데,

그 옆에 할머니가 바로 '나는 좋아, 아직도

우리 고양이가 생각나' 하시면서 말을 이어

받는 대화를 뒤로 하고 가고 있는 중에, 

멀리 가지 않아 토리가 데크옆 기둥에 마킹을

했다(소변을 봤다). 그러자 바로 등뒤에서

싫다고 말했던 할머니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아휴 냄새나...'그러자 바로

옆에 할머니가 황급히 그러지 말라고 제지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개를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지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산책 마지막길에 또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다음 날은 일이 있어, 차를

타고 가다가 팻샵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대단지 아파트 입구 골목에 들어선

팻샵엔 늦은 시간임에도 밝은 형광등을

켜놓고 좁은 유리관 같은 통에 자그마한

강아지들이 여러 마리가 있었다...

얼마나 답답하고, 눈이 부실까 하는

마음에 할 수만 있다면 저 팻샵에 있는

강아지들을 모두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주인은 동물들도 스트레스란

걸 받을 텐데 저런 공간에서 하루종일 있는

강아지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을 거 같았고,

저런 팻샵 때문에 불법 번식장에서 아이들이

처참하게 있는 모습들이 뉴스에 기사화

되기도 하는구나... 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냥 저 샵의 주인은 생계수단인 거지,

살아있는 동물들의 안위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저렇게 하루종일 밝은 곳에

있다가 팻샵 주인이 불을 다 끄고 퇴근을

한다면 또 저기 남아있는 동물들은 어떨까,

사실 불을 다 꺼놓고 퇴근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불법을 자행하면서까지 번식장에서

자행되는 건 하루빨리 없어졌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팻샵에서 강아지를 사는 행위가

없어져야 할 거 같은데...

이 문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아무튼 토리로 인해 동물,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대문사진은 토리를 좋아하는 조카 아이들

매거진의 이전글 후회는 없지만 피곤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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