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나를 아프게 만든 아이

나쁜이

by 윤슬하

나쁜이는 뾰족뾰족하게 자기를 껍질 속에 감추고 있던 아이다.
진심을 보여주고, 무너지고 또 꺼내고
그래도 또 거절당해서 너무 아픈 마음이 태어난 아이다.

뾰족한 가시는 세상을 향해 날을 세우고, 타인을 향해 상처되는 말을 내뱉었다.
상처받기 싫어서. 아프기 싫어서.
그래서 더 뾰족하게 더 날카롭게.

근데 아이러니하게 뾰족한 가시는 뾰족해질수록 나를 더 찔렀다.
어느 순간 뭐가 진심인지도 모를 말들 속에 나는 나를 잃어갔다.
상처받은 내 마음은 자꾸 나를 더 상처내고 내 안의 감정이들을 죽여갔다.

비로소 모든 걸 인정하고 나서야, 나는 나쁜이의 껍질을 벗겨줄 수 있었다.

"미안해. 나는 내가 상처받는 게 너무 무섭고 아팠어. 그래서 조금만 누가 뭐라 그러면 나를 공격하는 것 같았어. 세상이 나쁘다 생각했어. 사람들이 나쁘다 생각했어.
근데 이제는 알아. 다들 마음 속 사랑받지 못한 상처들이 나같이 뾰족하게 태어나 나에게 그랬다는 걸.
사실은 그들도 나처럼 아팠던 거야."



그 순간 나쁜이는 조심스레 껍질을 벗었다.

"나도 이제 세상에 있는 그대로 나가도 돼?"

"응. 이제 내가 너를 지켜줄게. 상처받지 않게. 미안해."

그 순간 나쁜이는 조심히 원래 아이로 돌아왔다.
아직은 조심한 솔직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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