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빛
숨빛이는 너무 맑고 투명해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아이다.
가슴엔 아주 작은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
하늘의 달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엔 무엇도 담을 수 없는 깊은 고요와 작은 반짝임이 있다.
투명한 물방울을 닮은 아이. 그 아이가 숨빛이다.
숨빛이는 내가 마지막 단어를 글로 내뱉었을 때 태어났다.
세상이 부조리함을. 무의미를 말했을 때도 그게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임에도 결국은 어떻게든 받아들여졌다.
근데 마지막 단어
"이 고통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 아니 아직 더 큰 고통이 올 수도 있어."
이 말을 내뱉고 글로 남기는 순간, 나는 정말 공허에 삼켜질 뻔했다. 그건, 마지막 희망마저 저버린 일이었다.
무의미 속에서도 나도 모르게 붙잡고 있던 단어는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이었다.
그걸 놓는다는 건, 마지막 바닥을 뚫고 공허로 떨어지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끝없이 추락하다 갑자기 웃음이 났다.
근데 왜 나 살아있지? 이 삶이 무의미하고 앞으로 희망이 없을 거란 걸 아는데 왜 살아있지?
그게 말도 안 되고 신기해서 웃음이 났다.
가슴은 텅 비었는데, 이상하게 너무나 가벼웠다.
2달 전, 정말 찰나의 순간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던 그 순간에 이어 처음이었다.
그 어떤 즐겁고, 행복하고, 맛있는 걸 먹고, 좋은 풍경을 봤어도 느끼지 못했던 가벼움.
그 곁에 태어난 아이가 숨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