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워낸 심장

by 윤슬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밤을
감히 어루만질 수도 없이
반으로 쪼개져 헤어진 심장의 반쪽을
하나하나, 나의 손으로
기워내고 또 기워냈다.

뚝뚝 떨어진 시뻘건 피는
영혼까지 갈기갈기 찢었다.
나는 무엇부터
기워야 할지 몰라
한참을 울었다.

심장의 동맥과 정맥,
살점 하나하나를
마취도 없이
생살을 꿰매는 고통으로
나는 나의 마음을 살렸다.

그러나 계속 흘내린 피는,
검게 물든 영혼 위에 떨어져
소리 없는 비명처럼
묻혀갔다.

한 땀 한 땀 기워낸
이 심장은
이제 나를 향해 뛴다.

내 피를 받아
붉게 물든 영혼은
다시 나를 데우는
작은 불빛이 되었다.

참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고,
잘못 꿰매어 어긋난 자리를
다시 뜯어낼 때
지독히도 무너졌지만—

그래도, 그래서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이 심장이, 이 박동이
나를 따스히 안아줄 수 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나란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