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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풍경 Jul 22. 2022

산모의 항불안제 복용과 불안장애 치료법

'불안은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 북 리뷰 ②


[불안은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저널리스트로서의 객관적 시각이라는 두 갈래의 장점이 대치되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아 이 책을 집필하였어요. 지난 포스팅에 이어 치료법과 약물 복용 중심의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뇌과학의 발달과 정신질환


   뇌과학의 발달에 따라 정신질환의 기제에 대한 연구는 약진하였습니다. 저자는 2013년의 한 연구를 소개하며 "정신 질환은 적어도 일부는 유전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조현병, 양극성 장애, 우울증, 자폐증, ADHD 등 총 다섯 가지 질환 사이에서 유전적 교집합이 발견되었다는 거지요. 또한 불안 장애 가능성을 쌍둥이에게 변량 연구하였는데 30~40퍼센트는 유전자에서 비롯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불안 장애를 앓을 위험성에 유전자가 기여하는 바는 80퍼센트 가까이 되며, 일촌 가족이 불안 장애일 시 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불안 장애 위험성이 다섯 배였습니다.


   

불안 장애자의 뇌 기능 장애 부위는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입니다. 불안 장애가 있는 이들은 성인과 아동을 막론하고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 간의 연결 문제가 있었습니다.  불안 장애 상태의 편도체는 과각성되고, 전전두엽 피질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이며 둘 사이의 연결은 원활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또한 편도체라는 부위의 특성상, 불안 장애를 가진 이들의 신체는 정신상태를 민감하게 반영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연구자들이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특히 인지, 즉 생각으로부터 시작해 몸으로 내려가는 하향식이 아닌 몸으로부터 뇌로 올라가는 상향식 치료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죠. 이에 따라 트라우마의 안전기반 치료 요법 중에도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들이 있답니다.




 인지행동치료


   성인에게는 인지치료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특히 중간 정도 강도의 불안증인 이들에게 효과가 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인지행동치료와 수면의 결합인데요, 인지행동치료 후 낮잠을 잔 이들은 치료 효과가 배가되었다고 해요. 아마도 잠이 치료 과정의 새로운 학습 기억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이외에도 인지치료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인지 치료자들은 여러 결합 치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지치료와 동기부여 상담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가 입증된 방법 중 하나입니다. 2011년 연구 결과 중 우울증 동반 불안 장애 환자에게는 수용 전념 치료가, 우울이 없거나 불안 민감성이 보통 수준인 환자에게는 인지 행동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몸과 정신의 연결을 이용한 치료법들


     불안은 가상의 미래에 몰두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므로 현재에 초점을 맞추면 불안은 가라앉습니다. 때문에 트라우마 치료, 불안 감소를 위한 치료에서 '지금-여기' 그리고 몸의 상태와 감각에 집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포브스지는 "우리 몸의 변화에 시시각각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기재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연관해 요가를 활용한 치료도 주목을 받아왔어요. 요가에서 호흡은 핵심 요소인데, 그 깊고 느린 호흡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변화를 가져와 부교감 신경계를 자극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기반하여 스트레스 감소 치료 MBSR는 명상과 요가 기법을 활용합니다. 또한 마음 챙김 기반 인지치료 MBCT와 감정 조절 치료는 명상과 인지 행동 치료의 기법이 혼합된 것이지요.


바이오피드백과 안구 운동 탈감각 및 재처리 EMDR와 같은 대안 치료 역시 우리의 몸과 정신이 이어져 있기에 효과가 있습니다.  뇌-신체의 방향이 아닌 신체-뇌로의 상향식 접근법을 통해 불안을 경감시키는 것이지요. 특정 심장박동 패턴과 범불안 장애의 유관성, 호흡기 질환과 불안장애의 상관성 등 유의미한 생체 지표로부터 치료자들은 영감을 받아 여러 치료법이 진화해 왔습니다. 다만 이완이 모든 이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자를 비롯한 일단의 불안 장애 환자들은 이완에서 오히려 유도된 불안을 느낀다고 해요. 긴장을 풀려고 점진적 근 이완법을 진행할수록 통제력을 잃고 더욱 긴장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저마다 유효한 치료법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뉴로피드백 치료

    이 치료법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일단 시작은 환자가 fMRI 스캐너 안에 눕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치료자는 사진과 기억을 통해 환자의 자극을 유도합니다. 뇌의 활동은 온도계나 막대그래프 등으로 정보화되어 환자에게 바로 보이죠. 치료자는 상상 등의 인지 전략을 사용하여 환자에게 지시를 합니다. 그 지시 내용은 전두피질 활동은 강화하고 섬엽 활동은 약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눈으로 그 결과인 뇌 활동의 변화를 즉각 확인할 수 있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뉴로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으며 치료를 지속합니다. 이러한 뉴로피드백 치료를 통해 환자의 감정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 연결을 증대되고 위험 감지에 연관된 감정 처리 연결은 감소함이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같은 인지적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뉴로피드백을 받지 않은 집단은 받은 집단보다 낮은 치료 효과를 보였지요. 효과성이 입증된 치료이나 다만 이에 대한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하고, 기계가 고가라서 단독으로는 수행이 어렵습니다. 기계 한 대 가격이 11억~12억 원을 호가하고 유지관리 비용도 10억 이상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저자는 다른 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평했습니다.






산모와 항불안제


    불안 장애의 유전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던 저자가 임신과 출산을 결심하기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녀의 첫 번째 임신은 결국 실패했고, 두 번째 임신 후 낳은 아이가 현재의 딸입니다. 이러한 경험들로 인해 그녀는 특히 산모의 불안과 임신, 임신 중 약물 사용에 대해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였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미국의 대형 제약회사들이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건강을 볼모로 삼아 어떻게 영업을 해왔는지 중간중간 언급이 되어 있어 씁쓸합니다. 불안 및 우울에 처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 복용에 연관된 보고들 또한 인용되어 있어 이곳에 정리해봅니다.


프로작 캡슐 20mg

    모든 것에 앞서 일단 프로작 Prozac 짚고 넘어갈까 해요. 프로작은 다른 약물에 비해 모유  검출량이 훨씬 많고 이에 노출된 아이는 짜증과 울음 문제가 많기에 모유 수유 중에는 권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팍실과 졸로프트가 그나마 낳다고 봅니다. 책에서 소개한 연구 결과  걱정되는 것은 임신  SSRI 복용 여성의 자녀는 자폐나 ADHD 발병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크다는 것인데요. 본격적으로 정신질환이 발병하지 않더라도, 행동문제나 운동기능 및 언어 발달의 미세한 결함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2016 연구에서는 태중에서 SSRI 노출된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이르러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임신기간 중 산모의 복용약 성분이 태아에게 특히 영향을 미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시기가 2-3분기입니다. 임신 2-3분기에 실험용 쥐를 항우울제에 노출시켜 보았습니다. 이 쥐들이 성체가 되자-사춘기 전까지는 이 쥐들은 정상이었어요- 우울한 쥐가 되었고, 항우울제 투여에도 반응이 전혀 없었답니다. 즉 태내에서 SSRI에 노출된 아이들은 훗날 우울증이 발병했을 때에, SSRI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 예상되는 결과이지요. 그렇다고 이러한 결과들을 근거로 산모가 단약을 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산모의 정신적 고통을 방치하기 어렵기도 하고, 임신 중 우울증이 조산과 저체중 출산, 자폐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더군다나 임신 중 불안은 자녀의 출생 후 ADHD 발생과도 상관성 있다고 하고요. 이러니 약을 먹어도 먹지 않아도 문제의 소지가 있어 참 고민이 됩니다. 게다가 상황이 위와 같으니 자녀가 훗날 신경 정신과적 문제를 보일 때, 모의 정신질환에서 기인한 건지,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 부작용 문제인지 구별이 어렵습니다.




저자가 실천한 방법


   저자는 불안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정신과 신체의 연결고리가 더욱 강하다고 이야기하는데, 특히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중요하게 꼽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는 것이 뻔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 뻔한 규칙을 꾸준히 지켜내는 이가 적다는 사실을 기억하자고요. 수면 부족이 되면 편도체가 과각성되는데 이미 불안한 사람이 잠이 모자라면 더 불안한 결과를 가져오겠지요. 비단 불안 외에도 수면부족은 정신질환의 만성화에 영향을 끼칩니다. 반면 적당한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입니다. 나아가 저자는 단순히 운동만 하기보다는 자연에서의 산책을 권장하는데요. 한 연구에서 두 집단에게 산책을 시키되 공원과 대로변으로 장소를 달리 했더니 신록이 울창한 환경에서 실험한 집단의 불안이 더 많이 감소되었다는 겁니다. 즉 초록이 있는 환경, 산책 등은 불안 민감성을 둔감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 불안장애 발병률이 실제로 시골에 비해 21퍼센트 높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저자는 25년 간 다양한 치료법에 도전했고, 의사를 만났고, 약물을 바꿔가며 스스로에게 잘 맞는 치료법을 찾아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저자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고수하며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저널리스트로서,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면서요.


 -약물치료를 한다.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한다.

-일일 8시간 수면을 반드시 고수한다.

-금주한다.

-요가를 한다.

-공원 산책을 한다.





   우리의 몸과 정신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우울과 불안에 잠식되어 갈 때 정신과 치료와 약물 치료로 어느 정도의 안정기에 들어서게 되면, 설거지나 산책과 같은 작고 단순한 신체활동을 권합니다. 부정적인 정서에 잠식되지 않고, 무력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에 예상보다 크게 좋은 활동이 되어준다는 것이지요. 불안하신 분들께서는 카페인과 알코올을 멀리하고 몸을 움직이고 청결히 하며 자신의 몸을 돌 보시기를, 사랑해 주는 좋은 사람을 주변에 가까이 두시기를, 전문가를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불안과 우울이 있는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일상을 유지하는 일이 매우 버겁습니다.  이미 내적인 혼란과 갈등으로 인해 정신적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주변분들께서는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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