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챌린지 진행 중
땀이 뻘뻘 나는 한여름은 아니었지만, 더웠던 어느 여름 오후. 아이와 나는 꿀차 한 잔을 했다. 따끈한 차로 인해 몸이 따땃히 데워져 창문을 열었다.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불어 아이와 함께하는 티타임이 더욱 즐거웠다.
잠시 부엌에 갔다 온 사이 더운 공기가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창문이 꼭 닫혀있었다. 분명 문을 열었었던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창문이 왜 닫혀있었지.
“엄마가 창문을 열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문이 닫혀있어”
“내가 창문 닫았어.”
“왜? 안 더워?”
“… 꿀벌이 들어올까 봐“
”응?“
”꿀차 마셨잖아. 꿀벌이 꿀 냄새 맡고 내 입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해. 날 쏠 수도 있잖아.”
걱정이 언제나 한가득인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정말 나를 빵 터지게 했다. 내가 보기엔 귀여웠지만, 혼자 심각했던 아이. 너무 사랑스럽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세상과 달리 그날의 한강은 조용하고 빛났다.
“빛이 불꽃놀이하고 있어.”
그날의 한강을 보고 아이가 말했다. 정말 강 위의 빛들이 반짝이며 저들끼리 불꽃놀이하고 있었다. 가끔 아이의 표현에 깜짝 놀란다. 아이는 유창하고 조리 있게 말을 잘하지 않지만, 한 번씩 내뱉는 말이 시적이고 문학적이다. 나에게 들어오는 아이 말. 차곡차곡 모아 고이 전해줘야지.
여기저기
쪼개도 쪼개도 초콜릿
방향이 생겼다. 목 안에 답답한 안개가 낀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길 바라며. 뿌리에 집중한다. 꿈틀 대는 뿌리의 방향이 원하는 꽃으로 향하길.
온전히 품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공간, 그 무엇.
움직임이 없는 물은 고이고 썩어 냄새가 난다. 빠르게 흐르는 물은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운율 있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고통은 성장의 시작점.
하루에 한 장씩 무엇이든 그리려고 행동하니,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이 솟아난다. 추상적이고 함축적인 그림을 그릴 때도, 현실감 있는 그림을 그릴 때도, 항상 나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고 싶었다. 그때도 지금도. 지나고 보면 항상 같은 패턴으로 시작하지만, 그림들에 이름과 쓸모를 붙이면서 끝은 항상 흐지부지해졌었다. 흐트러져 있는 그림들을 한데 예쁘게 모아 포장하고 싶었다. 그것이 잘 되지 않았다. 그때와 지금은 같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나의 마음. 솟아 나는 쏟아져 나오는 이것들에 더 이상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한다. 그것이 채워지만 이름을 붙일 수 있으려나.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내려놓는다. 그냥 지금 그리고 쓰는 이 행위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쓰고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