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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아바초코송이 Aug 01. 2024

홍콩 금융권은 한국 대기업과 어떻게 다를까?

인턴의 입장에서 본 홍콩 금융권 대기업 VS 한국 IT 대기업

홍콩에서 이름을 말하면 다들 알 법한 금융권 대기업에서 일을 한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홍콩이라는 나라 자체는 "글로벌하기"로 포장을 잘해놨지만 사실은 굉장히 로컬스러운 나라이다. (홍콩에서 대학도 다니고, 회사도 짧게나마 두 군데를 다녀보면서 3년을 거주했기 때문에 나름 정확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딜 가나 광둥어만 들리고,  요새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심지에 많아졌지만 외국인들은 그렇게까지 비율이 높지 않다.


그러나,

금융권 대기업은 확실히 다르다. 입사 첫날, 홍콩에 있는 모든 white/brown people (쉽게 말해 우리에게 익숙한 동아시아인들을 제외한 인종) 이 여기에 와있다고 생각했다.


내 옆자리에 있는 시니어 직원들은 영국, 이탈리아, 홍콩, 인도에서 온 분들이었고, 직속 상사는 프랑스인이었다. 같이 줌으로 일하는 해외지사 직원들은 브라질, 우루과이, 채널제도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한국을 먹여 살리는 IT기업 중 하나에 6개월을 다녀본 결과, 이곳과의 차이점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곳에서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물론 서로의 문화나 경험에 대한 짧은 이해로 인한 오해가 가끔 생길 때는 있어도,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면서 타협을 해나가기 때문에 거기에서 배울 점이 많다.

반면, 한국 대기업의 특성상 핵심 시장이 한국에 머무르는 경우, 외부적인 시각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은 큰 듯하다. 변화나 혁신에 대한 도전정신이 조금은 부족한, 아직은 더 조심스러운 느낌이 많았다.


또한, 이곳에서는 "스몰 토크"를 필수적으로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출근을 하자마자 옆자리 사람과 본인의 4살 배기 아들이 얼마나 학교에서 사고뭉치인지부터 시작해 1시간을 사적인 이야기를 하며 보낸다. (물론, 바쁜 경우 바로 앉아서 아침을 먹으면서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있다. 놀랍게도 인턴인 나도 그런 적이 간혹 있다. 은행의 특성상 일이 많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까지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는 듯하다. 일은 일대로, 사적인 라이프는 사적인 라이프 대로 어느 정도 선이 있는 느낌이 있다.


둘 중 무엇을 선호하냐 묻는다면 그건 개인에 따라 많이 갈릴 것이다. 나는 이곳의 오픈된 문화가 새롭고 좋았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태리 깃발을 모니터에 꽂으시며 굿모닝 인사를 해주시는 지오 씨도 좋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보다 일은 더 많고 복잡하지만 더 재밌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설렘이 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이전에 쓰고 있었던 홍콩 적응기 스토리는 나중에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내일 아침 출근을 위해 그럼 인공눈물로 뻑뻑한 눈을 달래고 잠을 청해보아야겠다. 내일 퇴근 후 홍콩 직장인의 따끈따끈한 썰을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쁘게 일하면서도 잠깐씩 쉬어가는 틈을 놓치지 말자.
흐르는 강물과 같이, 때로는 이어지고 때로는 갈라지는 형태로 연재를 할 예정이니 저의 구독자가 되어 꾸준히 읽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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