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헤매며 찾은 공허함을 메꾸는 방법

by 이완


그런 느낌 느껴본 적 있나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

주말이 되어도, 보고 싶던 예능이나 영화를 봐도

마음이 구멍 난 것처럼 허전한 느낌.


오늘은 제가 공허함을 벗어나려고 했던 시도들과

제가 정착한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공허함을 어떤 느낌이라고 기억하시나요?

제가 느꼈던 공허함은 구멍 같았어요.

마음에 구멍이 난 것처럼, 허전하고 불편했어요.

그 구멍을 메꾸고 싶어, 행복한 에너지가 가득한 영화를 넣어보기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으로 채워보기도 했지만, 채워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시도를 비웃듯 구멍만 더 커지는 것 같았어요.


구멍이 더 커지니, 일상에서 한숨을 내뱉는 순간이 늘어났어요. 지금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다 의미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더 힘들었던 건, 주변 사람들 모두 괜찮아 보인다는 거였어요. 나 혼자만 예민해서 뒤쳐지는구나 생각이 들면, 열등감과 죄책감에 더 깊은 구렁으로 빠져들었어요.


정도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이 공허함을 10대부터 마주했어요. 남들이 어떻게 볼까 예민했던 탓에 고민을 나누지도 못했어요.


10대에 처음 이 공허함을 해결하고자, ‘성공‘하려고 했습니다. 첫 가설이었죠. 성공하면 공허감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가설은 증명할 수 없었어요. ‘성공‘의 기준이 모호했어요. 오늘 작은 목표를 이룬 것도 성공으로 볼 순 없었어요. 그렇다고 모두가 인정할 만한 ’ 성공‘을 달성하는 건 너무 큰 프로젝트였죠. 결정적으로 성공을 위해 경쟁에서 이겨야 했는데, 공허감에 찬 저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정도의 에너지도 없었죠.


새로운 가설을 세웁니다. ‘삶의 비밀‘을 알면 공허함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어요. 닥치는 대로 삶의 본질과 비밀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섭렵했어요. 수능을 준비하는 시기였죠. 도서관에 앉아 수능과 전혀 관계없는 책을 읽으면서 희열감에 젖어있었어요. 책에서는 온갖 삶에 대한 비밀을 이야기했고, 심지어 제 의도대로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 뒤 12년간 제 삶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삶의 모습은 펼쳐지지 않았어요. 야속할 정도로 행동하고 노력했던 것들에 대해서만 삶은 응답했죠. 삶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실상 제가 갈 직장하나 챙기지 못했고 당장 저 하나 건사하지도 못했죠.


두 번째 가설 역시 실패했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렵게 취업하고 더 어려운 회사생활을 시작했어요. 제가 탐구한 삶의 비밀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삶에 대한 지식으로는 공허함을 채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2개의 가설 모두 실패로 끝나고 저는 깊은 번아웃에 빠졌어요.


번아웃은 생존의 문제로 느껴질 정도로 심각했고, 전략을 바꿨어요. 공허함 그 자체와 마주하기로 했어요. 그 결심 후 6년간 공허감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성공했어요.


공허감을 사라지지 않았어요. 공허감뿐만 아니죠. 여러 불편한 감정을 매일같이 느낍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졌어요. 과거처럼 그 감정을 피하려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아요. 그 감정을 지켜보고 온전히 함께 합니다. 그래서 그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사라지는지, 잘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감정이 언제부터 나와 함께 있었는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내게 질문합니다.


이 작업은 제 삶의 질을 바꿨어요. 모든 걸 생각과 행동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공허감과 같은 감정을 다루고 싶다면 다른 방법이 필요했어요. 감정을 느껴야 했죠.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온전히 지금에 머물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제 몸을 지금 여기에 머무르도록 호흡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늘 과거와 미래로 바뀌 돌아다니는 생각을 현재에 집중하게 잡아두었죠. 그제야, 제 감정을 마주할 수 있었고,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제 변화의 모든 시작은 지금 여기에 머무는 데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 여기의 머무는데 가장 중요한 건, 내 호흡을 끊기지 않게 들숨과 날숨을 연결하는 데 있었어요.


그 숨에 집중하며 연결해 내쉬는 순간들은 어디 가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나를 이해하고, 내 감정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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