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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미용 Jul 05. 2023

쓰레기 버리러 지하 주차장 갈래?


 퇴근하면서 버리려고 모아둔 쓰레기 봉투와 재활용 종이들이 박스를 가득 채웠다. 퇴근에 바빠 그 시간이 되면 쓰레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미루고 미루다 퇴근길을 포기하고 쉬는 시간에 가야겠다. 혼자서는 다 들 수 없어 슬쩍 아이들에게 묻는다.     

 “ 쓰레기 버리러 지하주차장에 가고 싶은 사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다. 2명 정도 제외하고 모든 아이들이 손을 든다. 반절 이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다

 “저요!! 저요!!!!”     

 “ 엥? 그 이유는 뭘까?”

짐짓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 지하 주차장에 꼭 가보고 싶어요.”

 “으음” 탐탁지 않은 표정을 알아채린 한 아이가

 “선생님을 돕고 싶어요.”한다. 

 이후로 아이들은 떼창을 한다. 

 “선생님을 도와주고 싶어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굳건히 펼치는 아이도 있다.

 “ 지하 주차장에 있다는 귀신을 확인하고 싶어요.”

 3월 초순에 2학년 아이들 사이에서 진실처럼 퍼진 소문이 바로 지하 주차장에 있다는 귀신 이야기다. 교감선생님까지 등장하며 진정되긴 했지만 아직도 그게 궁금했나보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여름동산 꾸미기 통과 순서대로 2명 정도 정해야겠다. 선생님은 쉽게 통과시키지 않는 거 잘 알고 있지요?”

“ 좀 더 늘리면 안돼요? 3명으로요~~”

“아니, 5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좋아, 그럼 5명으로 하자.~~”후하게 인심 쓴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의 집중력은 놀랄만큼 올라간다. 꼼꼼하게 최선을 다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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