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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동차 노동자 Jul 21. 2023

제목 <<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가는가>>

전쟁의 원인과 배경을 균형잡힌 시각에서 다룬 책

서평


저자  하영식 (국제분쟁 전문기자)

7월 13일 기아차 화성 반전평화모임에서 반전교육 준비를 위해 구글 검색창에 ‘우크라이나 전쟁’ 입력했다. 그런데 쿠팡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하영식 저자의 ‘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가는가’ 책을 소개했다. 쿠팡의 책 소개가 구글 첫 검색어로 등장하는 게 어이없고 서글픈 생각이 들었지만, 내용 소개가 맘에 들어 즉각 완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기아차 노동자들


읽는 내내 잘했다고 나를 칭찬했다. 그리고 반전 교육에 홍보를 보고 참여한 조합원에게 책을 빌려 드렸다.


오늘날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분열돼 있다. 좌파 역시 분열해 있다. 미국과 나토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대립인양 선전하며 세계 질서를 위해 자신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윽박지른다. 윤석열 정부는 역겹게도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미국과 나토 편에 밀착해 한국 지배자들의 위상을 높이려 한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에 수천억의 군사 지원을 하며 제국주의 전쟁을 지원에 열을 올리지만 국내에선 복지를 공격하고 폭우로 인한 재해 복구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정말 역겨운 자다. 미국과 나토 지배자들 대부분도 별반 차이 없긴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며 서방에 치우치지 않고 러시아를 지지하지도 않는다. 특히 미국과 서방의 위선을 잘 폭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객관적 진실을 말하기 위해 애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없이 유용하다.      


우크라 전쟁으로 2천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끔찍한 현실


1부 전쟁속으로      

전쟁 참상을 폭로하고 핵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푸틴과 러시아 지배자들이 위기에 몰렸을 때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로맨틱한 몽상’이라 경고한다. 그래서 공포 스러웠다.

전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끝날 수 있을까를 두고 저자는 그동안 진행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과정을 분석하고 협상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저자 역시 전쟁의 종식은 당장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므로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더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제시한다. 그리고 전쟁의 참상을 다루면서 양측 모두 정보를 조작 은폐하고 있으며 야만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며 ‘노바카호프카’ 댐,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 폭파 등의 사례를 들며 이는 극히 일부라 지적한다. 2천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해 유럽을 떠돌고 있고 수도 전기 가스 같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는 전체 60%가 파괴됐고 ‘마리우폴’ 같은 격전지는 도시의 90%가 파괴돼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다는 암울한 상황을 전한다.     

그리고 저자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러시아와 대리전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미국의 목적이 ‘가능한 전쟁을 오래 끌어 러시아를 약화 시키는 것’ 이란 점을 ‘인디펜던스’ 신문사 소유주 레베데프 관점을 인용해 제시한다. 예리한 통찰이다.      



미국과 나토 VS 러시아 대리전이된 우크라이나 전쟁


2부에선 세계 전쟁 난민이 1억 명이 넘었다며, 이 역시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세계 지배 전략에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오랜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쌓인 경험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라크, 아프칸 전쟁과 마찬가지로 강대국 간의 경제적, 지정학적 경쟁이 핵심임을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3년 2월 23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화했지만, 전쟁은 이미 2014년 ‘저강도’ 형태로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나토는 옛 소련 연방에 속해 있던 여러 나라들을 차례로 나토에 가입시키며 러시아를 자극했고 안보 위협을 느낀 군사 강대국 러시아는 이를 저지 하기 위해 크림반도를 침공 합병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 합병할 수 있던 핵심 이유로 ‘슈퍼파워’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발이 묶여 고전하고 있는 틈을 푸틴이 파고든 것도 적절하게 꼬집는다. 미국이 세계에서 벌인 악행들을 다룰 땐 약간 음모론적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91년 소련 붕괴와 그 이후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합의를 걷어차고 지속해 동유럽으로 확장해 가는 과정을 자세히 다루는 2부도 유익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를 약화 시키려 하고 있다.



3부에선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한다.    


우크라이나의 사람들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은 하루속히 전쟁이 종식되길 바라고 있지만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은 제국주의 강대국 간 (미국과 러시아) 피비린내 나는 혈투다. 중국과 다른 열강들이 지켜 보고 있기에 이 혈투에서 어느 한쪽이 패배하게 되면 세계 지배 질서에서 퇴출(러시아)당하거나 위상이 심각하게 추락(미국)한다. 미국과 러시아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이들에게 평범한 사람들과 병사들의 죽음, 삶의 파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전쟁의 종식을 위해선 전쟁의 핵심 동학인 제국주의 강대국 간의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을 끝장내야 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선 불가능하다. 1차 세계대전을 끝낸 것처럼 노동자들의 반란과 혁명만이 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그래서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따라 노동자들이 반전 평화 운동에 나서는 것이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 물론 저자는 이런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 않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풍부한 국제분쟁 사례를 들며 훌륭한 분석과 통찰을 제공한다.   


반전평화 운동이 중요하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저자가 저널리스트인 만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써 어려운 학술 용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7월 5일 초반이 출간된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신 정보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현상이 아닌 원인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2023년 7월 21일 자동차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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