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고, 힘들다 그만 두고 싶다는 말이 죽기 보다 어려웠는데 지금 쉬고 있고 멈췄다. 휴가 첫날 보다 마음이 가벼워 졌다.
팀을 버리고 도망친 팀장이 아니라 없던 팀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를 모아 놓고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떠나는 쿨한! 활용도 높은 사람! 어떤 일이든 초석 다지기엔 탁월한 사람!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관점을 바꾸자.
팀원들과 상사에게 미안해 했던 마음으로 나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으련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회사의 팀원과 상사가 아니라 집에 있는 두 아들이다. 그동안 아이들 등교시간은 몇시 인지 학원은 뭘 다니고 진도는 어디를 나가고 숙제는 해가고 있는지 아무것도 신경쓰지 못했다.
내 능력 밖의 일을 하느라 온 정신이 회사에 있었다. 나와 가족은 없었다. 이제 나도 가족도 생각하며 살아 보련다. 또 다시 새로운 업무에 신입 사원이겠지만 너무 잘하려고 나를 소진시키지 않을 것이다.
고작 팀장 주제에 사장의 고민을 했다. 잘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내가 의사결정 했을 때 수십만 임직원들이 나로 인한 괜한 삽질을 하면 어쩌나 하는 새가슴의 고민들... 이제 훌훌 털어내고 가볍게 살아야지!
월요일 출근길에도 당당하고 활기차게 출근해서
쉬고 왔더니 좋았다하며 웃으며 또 이 시절을 보내야지...
흘러가는대로 내가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얻으면서 세상이 요동치며 내 달려도 나는 내 속도 대로 살아야지.
책임져야 할 대상을 회사에서 찾지 않고, 집에 있는 아이들 생각하며 이 번생의 적성을 더이상 고민하지 말고 50~60대 섹시하고 멋있는 할머니가 되기 위해 살아야지.
이 정도 사고는 사고도 아니다. 삶이 너무 잔잔하면 재미 없으니 나는 내 인생을 가지고 또 하나의 모험과 실험을 해 본 것으로 정리하자!
뭐 또 월요일에 출근하면 멘탈이 어떻게 변할지 나도 날 모르겠다만, 일단 무조건 나의 목소리 내가 하고 싶은거 먼저 생각하기로...
우울을 핑계삼고 우울로 동정 받으려 말고 우울하면 나만 손해라는 마인드로 강철 멘탈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