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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란사람 Mar 22. 2023

해녀 교육법

내 숨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팀장 포기하고 팀원들과 상사를 어찌 마주 해야 할까 두렵고 걱정이었는데 어찌어찌 3일을 출근했다.

팀원들도 상사도 내가 상상한 비난과 비판이 아니라 또 보듬어 주었다. 내가 뭐라고... 이기적이고 비겁한 리더인 나를...


정신과 약도 잘 챙겨 먹고 보약도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하고 하는데  의욕이! 생산성이! 도통 생기질 않는다.


힘들다... 여전히... 내려놓으면 다 좋아질 줄 알았는데...


어제 퇴근 후 아들의 학교 설명회에 참석했다.

진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


제주도의 해녀 학교에서 새내기 해녀들이 오면

처음 가르치는 것은 일단 물에 들어가서 얼마나 오래 있는가를 테스트한다고 한다.

그리고 누구는 2분, 1분, 30초 이렇게 있다 나오면 그다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일 것 같나요 하고 묻자 참석한 학부모 분들이 어떻게 하면 오래 숨을 참을 수 있나를 가르치겠죠 했다.


진로 선생님은 두 손으로 커다랗게 엑스자를 그리시며 "아닙니다. 그다음은 30초 숨을 참는 사람에게 30초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2분 숨을 참는 사람에게는  2분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쳐요"

라고 하셨다. 우리 선생님과 부모가 해줘야 하는 일은 아이들 숨의 깊이를 알아차리는 것이라며 아이들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다 하셨다.


아! 나의 숨의 깊이는 늘 일정하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한다. 다른 이들이 내 숨의 깊이가 길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어서일까? 나를 보듬어 주는 것이?? 근데 지금은 숨조차 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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