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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Bong Feb 20. 2024

디지털 노마드

여행의 가치

여행이 손 안에서 다 이루어지는 세상에 산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항공권 구입, 숙소예약, 택시가 아닌 우버나 리프트로 랜트카, 심지어 지하철(뉴욕 OMNY)까지.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단지 내 핸드폰 화면이 작아 이제 Max로 바꿔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걸 빼곤.


중간에 발생하는 변수, 가령 새벽에 하는 호텔, 공항 체크인이나 리프트 이용, 어디를 찾아가야 한다든지(이것도 구글맵이 다 해결해 준다) 등이 있지만 두려울 게 없다. 왜 여행 유투버들이 외국어를 잘하지 못해도  해외여행에 큰 어려움이 없는지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그들의 젊은 패기와 용기도 분명히 인정해야 하지만 일일이 전화나 메일을 보내던 시절에 비한다면 수고를 덜 수 있는 것 같다. 


한 20년 전에는 일일이 홈페이지를 찾아 예약을 해야 되고 (홈페이지조차 없는 곳도 많았다) 지역의 관광 정보나 지역 지도도 일일이 사서 찾아보고 다녀야 했다. 여하튼, 해외여행이 참 쉬워진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변해가는 “내 손 안에서 다됨”이라는 디지털 환경을 언제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편안함 뒤로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노령 인구가  청년인구보다 많아져 가는 세상에서  첨단 테크의 빠른 변화에 따른 노령 사용자들에 대한 의도되지 않은 차별에 대한 문제가 더 이상 남에 일이 아닌 듯한 느낌이다. 

 

아직은 그래도 유투버들과 블로거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의 경험담을 읽고 보면서 기회가 되면 한 번쯤 새로 나온 앱도 사용해 보고 자꾸 업그레이드되는 SNS의 다양한 기능을 익히고 있지만 기능을 알아가면 갈수록 뭔가 나 자신이 그 속에 종속되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기보단 조그만 화면에 코를 박고 의미 없는 내용들을 짤막짤막하게 보는데 시간을 보내는 내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여행기간 동안 새벽 뉴욕 센트럴파크를 뛰면서 만났던 사람들, 지하철에서 길을 알려주는 사람, 어디서 왔는지 묻는 사람, 일로 만난 레스토랑 셰프들, 그곳에서 인턴쉽을 마무리하는 학생들  그리고 늦은 인디애나폴리스 공항에서 만났던 Lyft 기사분, 호텔관계자들, 친절했던 샌프란시스코 랜트카 직원들, 그리고 마지막날을 함께 했던 Mark 형.  그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억되는 순간들이 훨씬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것 같다. 

빠르게 변해가는 하이테크 환경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더 가치를 부여해 준다면 더 이상 좋을 게 없을 것이다. 

다만, 더 복잡해져 가는 것이 아니고 더 단순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쓰는 핸드폰이 단순히 전화 나하고 문자나 보내던 시대에서 이제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다. 


꽤 혹독한 일정의 출장이었다. 온전히 혼자 다니며 오래간만에 나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편안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앞으로의 세상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어느 곳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디지털 노매드로서의 기회도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변해가는 세상을 직시하고 유연해져야 할 것 같다. 시간을 소모하는 무의미한 콘텐츠에 몰입하기보다 보다 의미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야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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