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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경 Feb 06. 2023

복이 굴러들어 옵니다.

-희망과 치유의 그림 '민화' 한번 그려 보실래요?

요즘 부쩍 민화가 좋습니다.

나이 탓, 인기 드라마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친구입니다.      


대학 단짝 친구가

몇 년간 두문분출 하더니

작업실을 열었다고 초대했습니다.   

   

하얀 벽에 ‘책가도’가 걸려있고

정갈한 공간이 친구를 닮았습니다.

그동안 민화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내공 강한 친구에게 딱 맞습니다.     

 

한번 그려보라며

비싼 분채 물감을 꺼내

정성껏 설명해줍니다.

새해에 어울리는 ‘복’ 문자도

도안을 선택해 붓을 들었습니다.    

  

민화 수업을 지도 해 보았기에

웬만큼 따라 할 수 있으나

문제는 선입니다.

균등한 두께로 그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고요한 마음으로

온전히 집중해야만 합니다.   

   

민화는 장수, 다산, 출세, 금슬 등

소재에 염원을 담은 그림이지만

전통 방법을 체험 해 보니

과정이 곧 명상이고 기도입니다.  


완성 후 집에 걸어 두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고

복이 굴러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마침 서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조선, 병풍의 나라’ 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법을 체험해서 그런지

화공의 손길이 더 깊게 느껴집니다.     

  

흔들림 없는 선에 담긴 마음

꽃을 생각하며 그린 고운 마음

바위 선에 담긴 엄격하고 단호한 마음

화려한 색과 유려한 선

자연과 삶에 대한 경외와 기쁨입니다.      


병풍 속 무희들의 춤사위

단순화된 꽃의 조형성

넘실대는 생명의 에너지

세계인들이 반할 만합니다.




의미를 알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은

예나 지금이나

집에 하나쯤 두고 싶어 합니다.      


선조들이 믿었던 근거는

화사한 색과 풍성한 곡선이 반복되어

기운이 좋은 역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모란은 꽃 중의 꽃이고

한 송이 피워내기 위해

비바람 이겨낸 노고를 알기에

그 마음이 더 컸을 겁니다.      


한 면마다 신중히 바림해야 하고

집중하여 선을 그어야 하기기에

정성과 기도로 그려진 그림임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이든 이런 마음으로 하면  

누구에게든 이런 마음으로 대하면

복이 절로 굴러 들어올 것입니다.    

  

친구는 10년간 이 마음으로

그림 그리고 일하고 관계를 맺었으니

어려운 일도 힘들었던 관계도

다 잘 풀렸습니다.


이런 친구가 있는 것도

이렇게 자랑 할 수 있는 것도

제 복입니다.


민화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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