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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

<부의 전략수업> 리뷰

by 홍그리

아, 오래간만에 책다운 책 읽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단순히 돈을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개념을 넘어 삶에서 돈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 주변만 돌아봐라. 돈에 미쳐있는 이들이 많다. 흔히 ‘돈미새’라고 한다. 돈미새가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면 내 주변은 대개 이렇다. 강남에 집이 있는데도 후배한테 커피 한잔 안 사고,지인 중에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사는데도 자식에게 돈 빌려달라고 하는 부모도 있다. 이와 반대로, 돈이 풍족하진 않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마다하지 않는 이도 있다. 돈의 양을 떠나, 돈을 다룬다는 건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문제인 것이다. 근데 그 돈의 양이 많으면 단지 본인이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겠지. 그 선택의 다양성은 삶의 질을 아주 높은 확률로 올려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렇게 돈을 많이 벌려고 안달하는 것이다. 아니, 버는 것이 아니고 그냥 돈이 많으려고. 현대사회 청년의 꿈은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다. 그냥 많이 소유하고 싶은 거지.

남부럽지 않은 직업 가령, 전문직이나 대기업에 다닌다 해서 평범한 취업준비생들이나 이를 부러워하겠지,부모가 재벌이라면 애초에 그들이 부러울까? 하나도 안 부럽다.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놀 돈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그런 것이다. 커리어, 인간관계, 목표, 꿈, 직장에서의 출세,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 결국 이들도 다 돈이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기에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다.

잘 나가는 유튜버들 봐라. 구독자가 그렇게 많고, 조회수가 잘 나와도 본인이 개발한 강의나, 티셔츠, 제품들 다 영상에 링크 넣어서 판다. 유명세는 유명세고 돈 버는 건 돈 버는 거거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거다.


인생을 바꾸는 건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시선이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내 삶에 있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모자라지 않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주식을 하라고 한다. 전세를전전하면서 요즘은 갱신청구권도 편하게 쓸 수 있으니2년 아니고 4년 살다가 옮기면서 미국주식만 가지고 있으라고 말한다. 어차피 우상향 하니까. 미국 망하면 한국부동산도 똑같이 망한다고. 그럴 바에 서울 부동산을 왜 소유하고 있냐고 꾸짖는다.

자, 반대로 누군가는 서울 부동산이 앞으로 장래에 훨씬 유망할 것이라고 한다. 심리적 안정감과 더불어 대출을 갚으면서 집값이 2배 우상향 하는 와중에 다른 주식이나 재테크를 병행한다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음 편하게 실거주하면서 돈 버는 거다. 이것 봐라. 삶의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기 위한 방법이 이렇게나 다르다. 이 외에도 결괏값이 어떻든 ‘어떻게 이런 참신한 생각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들 정도로 기괴한 재테크 방법을 가져오는 사람도 부지기수.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 속에 나는, 우리는 매달 받는 이 월급을 어떻게 굴리고, 어떻게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꿈을 키우며 살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꽤나 다양하다. 그중 의미 있는 자산을 만드는 데 최소한 관심이 있는 모두가 말하는 공통점들이 있다.

먼저, 자산의 가치는 어떻게든 상승한다는 것. 본인의 의미 있게 공부한 서울부동산이나, 미국주식이나, 채권이나, 원자재나, 코인이나 어떤 곳에 투자를 하면 그 자산은 현금의 속도보다 무조건 미래에 가치가 있다. 거기다 절세까지 챙기면 끝. 소비자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금은 그냥 놔두면 당장은 티가 안나도 10년 뒤, 20년 뒤 오히려 손해를 보는 꼴이다. 자, 이 말은 무슨 말일까. 레버리지와 이어진다. 현재 가진 신용으로 레버리지를 만들어 더 큰 의미 있는 자산을 만들어놓는 것. 그 신용은 안정적인 직장에서 나올 수도, 전문자격증에서 나올 수도, 본인의 지속적인 수업에서 나올 수 있다. 그건 은행이 판단한다. 은행은 실제로 얼마까지 수입이 예상된다는 고객 직업에 대한 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만큼 신용이 갖추어진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준다. 미국에서는 벌써 비트코인으로 월급을 받는 직장인도 있다. 부채는 이처럼 자본주의를 잇는 다리와도 같다. 세입자에서 소유자로, 거지에서 자산가로,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임차인에서 임대인으로, 내가 가진 신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부채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은 어쩌면 당연하다.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 번도 돈을 빌리지 않아 누군가의 돈을 받아 그 이자를 내는 일이 오히려 돈을 잃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 그들 욕할 것 없다.

그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아직 이해를 못 했을 뿐. 부채대비 자본비율, 소득대비 부채비율 등 본인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지표로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도리어 미래의 소득을 당겨 쓴 개념이기에 근검절약하는 마인드셋도 가지게 된다. 돈을 모으는 데 가장 기본인 절약도 되는 셈이다.‘부채의 발생> 신분상승> 본인의 재정파악> 절약’

이라는 환상의 선순환 고리가 생기는 셈. 단, 본인의 재정상태를 파악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이어야겠지.

결론은 주식이든 부동한이든 뭐든 일단 다 병행해야 한다. 현금은 쓰레기다.


다음은 손실은 당연하다는 것. 돈을 대할 때에는 무엇이든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3년 뒤에 내가 죽을 것이 아니라면 굳이 사고팔고를 반복하며 단기적인 이익을 좇을 것 없다. 부동산 투자자가 주식쟁이들을 욕하는 가장 큰 무기가 뭔지 아나? 그들은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패가망신한다는 거다. 부동산은 어차피 한번 사면 각종 세금에, 유동성이 주식만큼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단기투자가 불가능한 자산이다. 그들은결국 장기적으로 그 부동산의 가치를 신중히 공부하고 파악했으니까 돈을 계속 버는 논리. 심지어 부동산을 사서 돈을 잃었다 하더라도 그냥 거기 살면 된다. 어쨌거나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그 어떤 다른 재테크든 잠깐의 손실은 절대 본인의 전체 인생주기를 대변하지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투자하는 자본의 사이클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융시장의 역사를 보자. 자본의 수요는 확장과 수축의 반복주기를 따라간다. 그리고 현재의 미중무역전쟁과 같이 늘 5년~10년마다 위기는 오고 역사는 반복된다. 본인이 거래하는 거래의 역사를 파악하는 것은 이런 시장의 패닉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거다. 손실을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손실을 나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이와 연결된 다음 팁이 있다. 바로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이 있다.

"코인에 투자하니, 드디어 회사를 탈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누군가는 '와, 코인으로 돈 많이 벌었나 보다', '너무 부럽다', '어떻게 벌었을까?'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근데 그다음 문단이 업무시간에 코인만 보다가 근무태만으로 권고사직당했다는 글이다. 얼마나 웃긴가. 근데 이 농담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내가 투자하는 자산에 있어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이토록 중요하다. 자산이 떨어졌다 해서 일에 집중이 안되는가? 그럼 밖에서 달리기를 하든, 여자친구를 만나든, 맛있는 걸 먹든,책을 읽든, 글을 쓰든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을 해라.

어차피 내가 집에서 우울해한들 차트가 올라가지 않는다. 내 할 것 제대로 잘하고 있으면 나의 역량도 올라가고, 내 사업도 더 잘되고, 직장에서 인정받고, 그때 다시 알아서 내 자산은 전고점을 회복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을 가장 잘 아는 건 본인이다. 그 잘난 본인이 인생을 갈아서 공부한 자산에 투자한 건데 당연히 오르지 않겠나? 그걸 안 믿으면 본인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이 모든 걸 실천하고 있는 내가 이때껏 자본시장을 공부하면서 느낀 가장 명쾌한 무적의 답은 두 가지다. 뭘까. 바로 '복리'와 '분산투자'. 은행에 왜 복리상품이 없는지 아는가? 그들이 손해 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팔지 않는 것이다. 복리의 자세한 뜻은 챗지피티한테 물어보면 된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다는 것. 시간에 다 거는 것. 한마디로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을 어려운 말로 해놓은 것이다. S&P 500이나, 우상향 할 것 같은 인덱스펀드나 우량주에 배당을 받고 재투자를 계속하는 게 그게 복리다. 아니면 나처럼 다른 복리상품에 올인해도 좋고.

우리는 우리 각자의 자본을 키우는 데 있어 어떻게든 복리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주는 힘은 100%, 아니 200% 당신의 미래를 보장해 준다. 왜?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인데 그 값진 내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100% 확실한 무언가에 배팅하는 게 위험부담이큰 무언가보다 마음이 더 편하지 않을까? 내 시간에 더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은 복리와 함께 따라오는 것이 분산투자. 주식이 떨어져 경제위기가 오면 기축통화의 가치가 상승하고금값이 올라간다. 주식이 호황일 때에는 아무도 안전자산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근데 이것을 적정히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배분해 놨다면? 20대, 30대인 본인이 40대, 50대 아니 그보다 더 시간이 흐른 노후에도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사실 내가 가진 이 강한 신념도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특히 단기간에 큰 자산을 만들어야 하는 공격투자형 투자자에게는. 그래서 시중에 나온 책들이 하는 얘기를 100% 맹신할 필요가 없는 게 다 그들의 논리를 독자에게 설득하고자 하는 내용뿐이다. 단지 그 독자와 저자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책은 존재의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다. 그런 독자가 만약 많다면? 그럼 그때서야 날개를 다는 것이다. 서점에 직접 가보면 알 수 있다. 비트코인 떡락해서 아무도 쳐다도 안 보면 서점에서 비트코인 관련 책을 검색해야만 찾을 수 있다. 근데 지금은 그렇게 오르니까 인기매대에 깔린 모든 책이 비트코인, 미국주식이지 않나. 이 세상에 본인을 둘러싼 모든 건 시장의 논리를 그냥 따라간다.

근데 자본주의에서 각자의 이런 주장들을 차치하고 본인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줄곧 하는 얘기가 하나 있다. 꽤 감동을 받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걸 단순히 노동이라는 생각을 넘어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라는 것.


그런 일을 찾으라는 것. 그러면 돈은 그냥 수단이 된다.저절로 얼마가됐든 따라오는 것이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근시안적인 문제해결만 우리는 좇고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어떻게 24시간을 보내고 있나.

자, 예를 들어보자. 살이 찐 사람이 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그러면 대부분은 후자, 즉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그리고 밥을 반으로 줄인다던가, 온갖 다이어트 식품을 알아본다거나, 운동을 하러 헬스장을 끊거나 뭐 그런 식이다. 그리고 대부분 생체리듬이 깨지거나, 의지가 약해져 결국 실패한다.

근데 정답은 뭐다? 근본적인 원인 파악. 살이 쪘다면 그 살이 왜 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야 만한다. 그래야 살이 빠진다. 허구안날 운동한다고, 적게 먹는다고 깝죽거리지 말고. 그래야만 살이 빠진다.

누구나 매일 똑같은 출근길이 지겹다. 근데 그 일을 사랑하는 사람도 이 세상엔 너무 많다. 최근에 미팅을 한 스타트업 대표는 내가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는데 지인으로부터 연휴 때 하루도 안 쉬고 일해서 안피곤하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의아했다 한다.

자, 앞서 설명한 모든 방법은 내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불릴지에 대한 방법이었다면 내가 현재 하는 이 일이 내 미래를 이어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는 이 두 번째 방법론은 내 인생 전체에 돈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를 제시한다. 이 책은 그냥 책이 아니라, 내게 잊고 있던 걸 상기시켜 주는 명쾌한 안내서에 가깝다.



*이 글은 필름 출판사의 <부의 전략 수업>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도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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