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Be가 궁금한 스타트업 4편: 헤이비트 (업라이즈)
암호화폐 어쩌구, 메타버스 어쩌구, NFT 어쩌구.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적금, 주식, 펀드, 이런 구시대의 자산 관리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던 나로선 관중석에서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이미 적정기는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암호화폐란 곧 사라질 거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발될 미래형 자산/통화라고 생각되니 뭐라도 하나 들고 있어 봐야겠다 하는 마음이다. 이미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 맛 쓴 맛 다 겪은 선배들한테 '요즘 뭐가 좋아?'를 물어보고 다녔는데, 돌아오는 건 '니네 강아지 이름이랑 비슷한 걸로 사라'나 '크립토는 투자가 아니야, 도박이야'처럼 아무 영양가 없는 얘기들뿐이었다.
정보와 가짜정보의 홍수 속에서 암호화폐 투자에 발을 못 들이고 있는 나에게 '헤이비트'는 더 알아보고 싶은 서비스다.
디지털 자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다. ForeFront라는 대표 상품을 통해 퀀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암호화폐에 자동으로 투자하고, 수익이 있을 시 25%의 수수료를 받아가는 모델을 유지했다. (현재는 특금법으로 인해 국내서 FF 상품 판매가 일시 중단되었다.) 지난 2018년 설립 후 2019년에 누적 거래액 3천 억 원을 돌파하였으며, 빠르게 성장하여 작년 말 해시드가 리드하는 Series C 라운드에서 240억 원을 투자받았다. (https://www.heybit.io/)
카이스트 재학 시절 첫 번째 회사를 창업 후 2012년 카카오에 매각. 화려한 Exit 경험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후에 두 번째 회사를 창업하여 (메인 창업가는 아니고 창업 멤버로 알고 있다), 역시나 NHN에 인수되었다.
창업 DNA가 진짜 따로 있나... 생각하게 되는 이력이다. 일반 사람의 심장으로는 창업에 바로 뛰어들어, 그것도 연쇄 창업을 연쇄로 성공시키기엔 쉽지 않은데 어떠한 동력으로 인해 이 대표는 창업가/사업가의 삶을 살고 있다.
ㅍㅍㅅㅅ에서 인터뷰한 글인데 재밌으니 함 읽어보시길! - https://ppss.kr/archives/239834
지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암호화폐 열풍이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여기서 나보다 좀 더 risk taking하는 사람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립토 구매에 나서는데, 보나 마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충엽 대표는 여기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암호화폐는 아직 개화 중인 시장인만큼 인식이나 규제가 불명확하다. '화폐'라고 불리긴 하는데 아직 테슬라나 OpenSea NFT 구매 플랫폼처럼 암호화폐를 주 결제 화폐로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오히려 자산 개념에 가까운데 변동성이 크고,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블록체인 기반의 fundamentals 또는 fundamental이란 걸 아예 분석할 수 없는 도지코인이나 시바이누 같은 일종의 밈 코인 활개 치고 있다.
FOMO(fear of missing out)로 인해 크립토 투자를 도전해보고는 싶지만 아는 건 없고 잃는 건 두려운 개미들의 심리를 간파한 것이 헤이비트의 주 상품이다.
알고리즘에 일정한 원칙을 적용하여 암호화폐를 자동적으로 사고파는 시스템이다. 인간과 달리 '감정'(급락세에 따라 불안해지는 마음이나, 상승세에 따라 마구 들뜨는 것)의 개입을 없애고, 빠르게 폭등/폭락을 반복하는 암호화폐의 매도/매수 타이밍을 알고리즘화한 것이다. 암호화폐가 아니라 일반 주식에서도 퀀트 트레이딩 상품이나 퀀트 전문 헤지펀드는 다수 존재한다.
헤이비트의 경우 ForeFront(FF)라는 Long-only 상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해갔는데, 이는 거래량이 많은 상위 20개 디지털 자산을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자동적으로 매도/매수하는 투자 상품이다. 2021년 1월 자 기사에 의하면 투자자 평균 누적 수익률은 53%, 상품의 리스크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최대 낙폭(MDD)을 -3%를 기록하면서 최대 시장 낙폭이었던 -16% 대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FF의 누적 수익률은 무려 126.24%, MDD는 -13.31%이다 (220306 기준). 유의할 점은, 특금법으로 인해 이 FF 상품의 국내 판매가 일시 중단되었다는 점이다. 단, 해외법인에서 서비스는 지속하고 있긴 하다.
글로벌 크립토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7T 정도이다 (Coin Market Cap, 220307 기준). 헤이비트는 약 2천 조원 규모의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인 것이다. 물론, 변동성이 크고, 규제로 인한 크고 작은 잡음이 지속되고, 수익이 없으면 수수료를 떼가지 못하는 BM에, 금융 투자업 본질적으로 AUM과 수익률, 리스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뭔가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를 잘 매니지하여 규제와의 타협, FF 상품 외 디지털 자산 시장 변화에 따른 알고리즘/상품 지속 개발 등 성장해 나아갈 기회가 너무나도 많다.
'규제'는 헤이비트의 성과를 크게 좌우할 요인 중 하나이다. 가상 자산이 테러자금이나 자금세탁 등 범법적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권고안을 따른 규제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헤이비트의 국내에서 헤이비트의 메인 상품 판매가 중단되었다. 가상 자산에 대한 열기가 꺼지기는커녕 심화되고 있는 현재, 금융당국의 제도적 장치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단, 이게 헤이비트의 걸림돌이 될 것 같진 않다. 특금법에도 살아남은 거래소가 있고, 규제에 맞게 준비한다면 충분히 대응/상생 가능할 것이다.
최근 해시드의 리드 하 유수 투자사로부터 거금을 유치한 만큼 현금 push에 힘 입어 더욱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헤이비트 상품 자체가 어떻게 개선되는지 (순수히 프로덕트/유저 관점에서), 투자 전략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ForeFront 외 다른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의 출시), 규제와 어떻게 타협하는지 (국내에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지) follow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요 인터뷰도 재밌으니 읽어보길 추천한다 - https://www.mobiinside.co.kr/2021/06/08/heybit-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