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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별 May 13. 2024

지도 없는 길을 가는 사람


지도가 있는 길을 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지만,

지도가 없는 길을 가는 건 마치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킥보드(어쩌면 씽씽카)를 타고 달리는 것과 같다.

수많은 고뇌와 후회는 늘 따라오는 자동옵션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지도가 없는 길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장, 남들이 편하다고 하는 방식을 따르기가 싫었다.

왜냐하면 그건 모두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좋은 것이었으니까.

나는 늘 장기적인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모두에게 좋은 것이 꼭 나에게도 좋은 건 아니니까.


입에 풀칠하며 살기도 어려운 이 나라에서

행복과 자아실현을 꿈 꾼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은 (특히 어른들) 마치 헛된 꿈을 꾸는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 취급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나 또한 내가 정말 그런가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걸 불가능에 가깝게 만든 노동 환경과 삶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일 뿐이다.


누구나 일을 하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원하는 삶의 방식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더라도, 내가 스스로 개척해나가면 그만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은 살고 싶은지,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름대로 계획을 짜보기도 했다.


하지만 또 한 번 맞이해야 하는 건 

삶의 '버퍼링'.

내가 원하는 목적과 계획이 드디어 완성되었다는 생각에만 몰두되어

그걸 이루기 위한 버퍼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자꾸만 잊어버린다.

자꾸만 조급해지고, 그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건 모두 쓸모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어리석은 마음들도 불쑥불쑥 든다.


이런 내 미성숙함은

어쩌면 나의 만족과 행복을 '일'에만 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사람의 행복은 '관계'에서 완성된다는 연구결과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따라 자주 드는걸 보면)


그러니 결국

만족은 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에게 다가와준 모든 기회, 내 삶에 일어나는 어떠한 일일지라도

결국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선택하냐에 따라 내 인생은 달라지는 것이다.



조급해지 말고,

끝없이 해내기만 하면 된다.

끝까지 걸어가면 그걸로 된 것이다.

그럼 어떤 길이든, 내가 개척해나간 것일테니.

어떤 모양이든, 나만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일테니.


누가 좀 내 승질머리 속도도 단속해주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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