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세상에서 정처 없이 떠돌다가 스크롤을 멈춰 세운 콘텐츠가 하나 있었다. "애매한 재능을 확실한 강점으로 바꾸는 법"이라는 제목이 마음을 붙잡았다. 마음이 멈춰 선 이유는 '아직도 이런 콘텐츠가 올라오네?' 싶은 호기심과 함께, '아직도 애매하기만 한 나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4년 내내 '이놈의 애매한 재능' 덕분에 상당히 애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는데 확실한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니, 혹할 수밖에.
사실 이 영상을 보고 있던 시간도 이미 새벽이었기에 살짝 비몽사몽인 상태였지만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 남았던 내용이 있었다. '재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나의 에너지를 올려주는 행동은 뭐지?'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동사'형태로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뭐, 솔직히 생전 처음 듣는 말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재능과 강점에 대한 콘텐츠를 만나서 그랬는지 저 말들이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나에게서는 어떤 동사를 발견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때 에너지가 올라갔지?'
몇 가지 동사가 떠올랐는데 그중 하나는 '말하다'였고, 다른 하나는 '창작하다'였다. '말하다'를 좀 더 세분화해 보았더니 '대화하다' 또는 '이야기하다'를 찾을 수 있었고, 여기에 한 발 더 들어가 보니 '긍정적인 관점으로 대화를 나누다', '공감하다', '힘을 주다', '위로하다', '차분히 설명하다' 등으로 더 세분화되었다.
'창작하다'역시 마찬가지였다. '글을 쓰다', '문서를 만들다', '이미지를 만들다', '영상을 만들다', '이미지 또는 영상 편집을 하다', '음악을 만들다', '콘텐츠를 만들다'와 같이 가지가 뻗어나갔다.
영상을 보고 난 뒤 즉각적으로 떠오른 것들만 적어놓았는데, 더 깊이 생각해 보고 기록해 보면 이보다 더 다양한 동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이제는 동사들을 조합해 봐야 한다. 조합할 때의 기준은 '내가 그 행동을 했을 때 보상 여부를 떠나 즐거운 것'으로 세워 보자. 나는 분명히 논리적이거나 복잡한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사람은 아닌 반면, 공감하는 말하기,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아 말하기, 나의 서사와 감정을 이야기할 때는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럴 땐 4-5시간도 모자랄 정도다.
여기에 창작활동을 더해보면, 한 마디로 딱 지금의 내 모습으로 귀결된다. 다시 말해 나는 지금 나의 재능을 꾸준히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솔직히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마음으로 인정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과거엔 아무리 주변에서 나의 재능에 대해 이야기해도 그것이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능이 아니라고 극구 부정하며 살았다. 재능과 돈벌이는 별개인데 꽤 오랜 시간 '재능 = 수익화'라는 오류에 빠져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 시간만큼 나는 돌고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온 셈이다.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오랜만이다. 아마 오래전 글에도 비슷한 내용을 이미 썼을지도 모른다. 오늘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을 명료하게 표현할 문장을 찾지 못했을 뿐. 이 부분은 나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만일 재능에 대해 고민이라면 앞서 짤막한 예를 들었던 것처럼 나의 강점 요소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동사 형태로 나열해 보자. 그리고 그것들을 쪼개고 쪼개며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나만의 한 문장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문장은 영구불변한 문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 발견했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바뀔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또 너무 좋은 문장을 지으려 고뇌하지는 말자.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나의 재능과 강점 영역을 한 문장으로 써 놓으면 거기에서 또 다음 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조각하듯 나를 완성시켜 가는 게 결국 나다운 삶의 여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