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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크리에이터 되기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by 알레

"과연 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나다운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까?" 마치 3년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처럼 지난 4년의 시간을 일단락 짓고 싶은 마음으로 나름의 실험을 시작한 지 3주 차다. 고백하자면 3주 차에 접어들어서야 그냥 시작한 행동에 대해 '실험 중'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목적을 정하지 않았지만 그나마 의미라도 부여하니 콘텐츠 작업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단기 목표는 앞으로 1년 동안 콘셉트, 메시지, 영상미, 후킹 등 콘텐츠로서 파급력을 갖기 위한 어떤 조건도 고민하지 않고 일단 지속하는 것이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망망대해에서 지도와 나침반이 없이 어느 한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금부터 저쪽으로 가겠노라 말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실험이라 말하는 것이다. 실험 정신이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멈춰질게 뻔하니까.


어제 세 번째 영상을 촬영했다. 집을 나서기 전에 10여분 정도 후다닥 찍고 나갔는데 편집하면 얼마나 많이 덜어내려나 우려가 앞선다. 이러다 쓸 게 하나도 없으면 어떡하지 싶다가, 이런 고민조차 하지 않기로 했음을 애써 상기시키며 날 것 그대로 컷편집 정도만 마치고 얼른 올려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이제 겨우 3주 지났을 뿐인데 마치 매주 이 흐름을 이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래도 주 1회는 미드폼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에 꽤나 고무적이긴 하다.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계획이 없었는데, '요이-땅!'하고 난 뒤로 적어도 멈추지는 않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


글이 아닌 영상 기반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에 영상 기반 콘텐츠를 올려봤기에 그나마 편집 프로그램에 손이 익어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그랬으면 매주 영상을 올린다는 건 엄두도 나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도 컷편집을 마치고 썸네일 및 BGM 작업까지 다 마치면 족히 4-5시간 정도는 소요되기 때문이다.


원래 이쯤 되면 누군가는 꼭 이런 질문을 한다. "근데 유튜브는 왜 하세요?" 이번엔 시작할 때부터 지인 중에 한 명이 이 질문을 건네었는데, 덕분에 지금 내가 이걸 하는 이유를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다. 나는 영상과 음성을 통해 내가 믿고 바라보는 삶의 방향과 가치에 대해 나누고 싶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내 안에 고정적으로 박혀있던 사고방식을 완전히 깨버리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여기는 생각'이 하나고, 그래서 '나눌 이야기나 영향력이 없다는 생각'이 나머지 하나였다.


예전부터 과정을 기록하라는 말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이미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지인들도 주변에 여럿이 있기에 그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나에겐 그것을 적용하지 못했던 건 앞서 틀어 박혔던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어설프다. 아무리 3년 가까이 팟캐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도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독백으로 채우는 시간은 오히려 더 민망하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고 나니 오히려 날것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이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과연 나는 이 실험을 통해서 먼저 내 삶의 목적지를 전보다 더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한 발 더 나아가 나는 이 여정을 통해 4년 전의 나처럼 40대 즈음에 삶의 기로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기회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부단히 나아가다 보면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그때까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계속 킵고잉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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