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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May 08. 2024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글쓰기를 막 시작했을 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쓰기보다는 내 안에 가득한 잡념을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퇴사'라는 인생 주제를 안고 있던 시절, 그 순간의 선택이 스스로 합리적인지 여러 차례 되새겨 보아야만 했다. 마음속에 묵직한 물음을 가지고 있던 시절엔 쓸 말도 많았다. 소위 말하는 업세이와 욕세이를 부단히 도 썼다. 


퇴사를 하니 이전의 묵직한 물음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텅 빈 생각의 방에서 더는 쓸 말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쓰고 싶은 건지 반복해서 묻고 또 묻기 시작했다.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하고 났더니 그다음 목적지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되물어 찾은 답은 '좋은 글을 쓰고 싶다'였다. 


막연하고 모호한 답이었지만 멀리 가기엔 충분했다. 오늘에 이르러 이 답을 다시 꺼내어 보는 건 이틀 전 작가님들과 나눴던 '좋은 글'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첫 번째 목적지에서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기 위해 툭 던지듯 달아 두었던 모호한 답에 실체를 명확히 해야만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글이란 뭘까?'


송숙희 작가님의 책, <백만장자 작가수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글쓰기로 나를 알리고 싶으면 먼저 잘 읽히는 글을 써라.
글쓰기로 돈을 벌고 싶다면 먼저 돈이 되는 글을 써라.


'글로 소득자'자라는 삶의 방향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나에게 좋은 글이란 '돈이 되는 잘 읽히는 글'이라고 우선 정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딘가 석연치 않다. 진짜 내가 하고자 하는 글쓰기가 '글로 소득을 만들어내는 것'까지인가? 다시 생각을 해보니, 그 너머 궁극의 방향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면서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길 바라는 마음을 나는 한 단어로 '유용함'이라고 정의 내려봤다. 나에게 좋은 글이란 곧 유용한 글이다. 유용함은 여러 가지를 내포한다.


첫째, 정서적 유용함이다. 아무리 자기 계발서여도 그 안에 정서적 교감이 일어나지 않으면 책 속에 빠져들 수 없다. 그래서 요즘 자기 계발서엔 언제나 저자의 기구했던 삶의 스토리나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이야기가 담긴다. 알면서도 이런 글에 푹 빠져드는 건 나의 별 볼 일 없는 오늘이 그의 어제와 같다는 마음 때문이다. 즉 그의 오늘이 나의 내일이 될 것만 같은 가능성의 희망을 붙잡게 된다. 나는 이것을 정서적 유용함이라고 표현한다.


둘째, 기능적 유용함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지식이 축적된다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작가에겐 새로운 표현을 만날 때, 전혀 연결 지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신박하게 연결되어 이야기로 탄생한 장면을 목격했을 때. 책 속에는 어김없이 밑줄과 빼곡한 메모, 그리고 모퉁이가 접힌 페이지가 잔뜩 남는다. 나의 지식과 생각의 지경을 넓히는 글을 만났을 때 기능적 유용함을 느낀다.


마지막은 내가 주로 책을 펼치는 이유를 떠올려 보았다. 원래부터 책을 좋아하지는 않았기에 취미로 독서를 하기보단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주로 책을 찾는다. 글쓰기도 당면한 문제 중 하나라서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고 있다. 마케팅, 브랜딩, 카피라이팅, 자존감, 자기 계발서, 에세이 등 분야를 막론하고 그때그때의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 책을 보는데, 이런 점에서 마지막은 문제해결의 유용함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좋은 글을 '유용함'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해 보았는데 결국 이것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방향이라는 걸 알아챘다. 나의 글을 읽은 독자가 정서적으로, 기능적으로, 그리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유용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잘 읽히는 글이고 더 나아가 돈이 되는 글이길 또한 바란다.


살면서 '좋은 무엇'으로 표현되는 것들을 많이 만난다. 그러나 한 번도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또는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거나 또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말이 늘 모호했다.


'좋은'무엇이라고 수식되는 것에는 분명 선한 마음이 담긴다고 믿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의 삶을 이롭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구체적으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내 선의가 닿을 대상이 정해질 테니까.


당신에게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수고를 하고 있는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응당 이 물음에 한 번쯤은 스스로 답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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