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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May 07. 2024

알쓸와상

알아두면 쓸데 있는 와인 상식

와인 상식이라고  제목은 정했지만 난 와인 상식이나 예절 따위는 벗어던지고 그저 즐겁게 마시는 것이 상식이나 예절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또 와인을 마구 마셔대는 거는 또 아니라고 본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음주 태도, 취하도록 마시는 음주문화는 지양한다. 특히 와인은 음미하는 것이라고 믿는 내 신념 내지는 경험은 와인을 막 시작하는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알쓸와상이라하면

1. 와인 따르는 법

2. 와인 따를 때 잔 잡는 법

3. 적합한 와인 온도

4. 알맞은 와인 잔

5. 와인 잔 잡는 법

6. 와인 잔 돌리기

7. 와인의 색, 냄새 탐색

8. 와인 잔으로 건배

9. 원샷 금지

10. 우아한 모습으로 와인 마시기 등등....

중요한 것도 있고 무시해도 좋은 내용도 있다.  이 모든 면면을 완벽하게 습득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나씩 내 몸에 익혀서 내 스타일의 와인 드링킹을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와인 상식보다는 나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 구구절절 다루려는 이유는 일단,  알고 안 하는 것하고 모르고 못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  예전에 서양화를 전공한 지인에게 엄청 무식한 말을 한 적이 있다. 피카소의 그림 중 정말 아무렇게나 끄적인 낙서 같은 그림이 있길래, 나도 낙서를 하면 명화가 되지 않겠느냐, 뭐가 다른가라며 은근 시비를 걸었다. 우문에 현답. 피카소는 모든 걸 알고 그리는 낙서이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리는 낙서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도 와인상식은 빠삭하면서 그 위에 본인의 자유로운 와인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이다.

1. 와인 따르는 법:  

일단 와인은 절대 꽉꽉 눌러서 따르지 않는다. 약 1/2에서 많아야  2/3 정도. 와인테이스팅 룸에 가면 1/3 정도밖에 안 준다. 테이스팅이니까. 따를 때는 병을 들어 그저 자연스럽게 따르다가 마지막에 병을 살짝 돌리면서 끊어주면 와인을 흘리지 않고 끊을 수 있다. 멋 부리는 게 아니라 마지막 몇 방울을 지저분하게 흘리지 않는 방법이다.


 

와이너리 테이스팅. 양이 정말 적다.


2. 와인 따를 때 와인 잔을 잡아야 할까?

아니다. 한국의 음주 예절은 멀리멀리 보내버리자. 와인 잔을 잡지 않고 그냥 두는 게 보통 하는 방법이다. 굳이 민망하다면 와인 잔 받침을 살짝 한 손으로  눌러준다.  따르는 동안에는, 누가 따르던지간에, 잠시 대화를 멈추었다가 다 따른 후에 꼭 thank you라는 인사하기. 인격이 돋보인다.

3. 적합한 와인 온도:

이건 정말 중요하다. 화이트 와인은 차게, 레드는 상온으로 마신다.

*화이트와인( 또한 샴페인도):  와인 냉장고에 있는 화이트와인은 충분히 차지 않기 때문에 미리 냉장고에 넣어 둔다. 시간이 안 되면 냉동실에 20-30분 넣어 두면 금방 차가워진다. 따른 후에는 다시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어서 계속 차게 마실 수 있도록 한다. 한 가지 팁은 와인의 맛이 냉장고에서 바로 나와 아주 차가울 때와 5분 후, 10분 후.... 달라진다. 오크향과 버터 맛도 (샤도네이)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진다. 나는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후(샤도네이)  5분 후가 정말 맛있다.' 설마' 스럽지만 꼭 한번 실험해 보시길...

*레드와인:  와인 냉장고에 있던 레드와인은 몇 시간 전에 상온에 미리 꺼내 놓는다. 와인 종류에 따라 디캔팅을 해야 한다. 스티븐은 이따금 차가운 레드 와인을 급하게 마셔야 되는 상황이 될 때,  와인 냉장고에서 꺼내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2-5초 돌려서 차가운 레드와인을 상온으로 만들어 마시게 하는 놀라운 기술도 보여준다. ㅎㅎ 절대 데워지면 안 된다. 숫자에 민감한 사람만 따라 하시길...

화이트 와인 잔으로 적합한 기다란 잔이다. 와인이 충분히 차지 않아 플라스틱 아이스큐브를 넣어서 차게 마셨다.

4. 알맞은 와인 잔: 별 다섯 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와인의 맛이 와인 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보통사람들은 레드와인 잔, 화이트 와인 잔으로 나누어 진대로 그 잔에 따라 마신다. 보통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잔들은 좀 작은 잔들이다. 나도 예전에는 작은 잔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티븐에게서 배웠다. 와인 잔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화이트 와인: 길쭉한 잔이다. 폭이 좁고 길쭉한 잔은 샴페인 잔이고, 그보다는 훨씬 폭이 넓지만 여전히 기다란 잔이 적합하다. 이유는 화이트와인은 공기에 접해서 오픈 업 (open up)을 안 해도 되는 와인이기 때문이다.

*레드와인: 보통 화이트 와인 잔보다는 둥근 잔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굉장히 큰 잔, 밑동이 정말 둥글고 윗부분도 좀 더 오픈되어 있는 잔을 이용한다. 이유는 그런 잔이 레드와인을 더 공기와 많이 접하게 하기에 와인이 훨씬 훨씬 진짜 훨씬 부드러워진다.

​와인 잔의 크기가 다르다. 우리는 이렇게 큰 잔으로 레드와인을 마신다 , 밑이 둥글고 윗부분이 너무 좁지 않은 레드와인잔

5. 와인 잔 잡는 법:

이것은 와인의 온도와 관계가 있다.

*화이트 와인 잔: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시는 와인인데  와인 잔을 잡을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외울 필요도 없이 알게 된다. 잔의 스템(stem) , 그러니까 길쭉한 손잡이만 잡아야 화이트 와인의 차가운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의 온도가 별거 아니게 생각될 수 있겠으나,  이거 정말 별거다. 와인의 맛을 정말 밍밍하게 할 수 있다. 절대 화이트 와인을 미지근하게 만들지 말 것!

* 레드와인: 레드와인은 상온에 마시는 와인이다. 그러니 찰랑이는 와인 부분을 만져도 된다. 어떨 때 와인 온도가 좀 차다 싶을 때는 두 손으로 와인 잔을 감싸서 좀 따뜻해지게 할 때도 있다. 그러니 레드와인에 있어서 만큼은 어디를 잡아도 괜찮다.

6. 와인 잔 돌리기:

swirling을 하는 이유는 레드와인이 공기와 더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진하고 깊은 와인일수록 반드시 swirling을 해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진한와인은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 마실 때까지 때때로 돌려준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병에서 막 따랐을 때 맛이 타이트할 수 있으므로 살짝 돌려주어도 좋으나 나는 잘 안 한다. 그러므로 캐버네 같은 진한 레드와인이 아니라면 굳이 열심히 돌릴 필요는 없으나 그래도 레드와인이라면  swirling 하면서 마신다.

​​​​​

7. 와인 색, 냄새, 맛:

이 내용은 와인의 색, 냄새, 맛 꼭지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와인을 마실 때 먼저 색을 확인하고, 향을 맡은 후에 맛을 본다는 것이다.


 ​8. 와인 잔으로 건배:  

와인을 아주 잘 공부한 사람들은 와인은 잔을 부딪혀 건배하는 술이 아니라고 하기도 한다. 특히나. 유럽 왕실에서는 절대 잔을 부딪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잔을 올려 눈을 맞추며 건배를 한다고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그냥 잔을 부딪혀서 건배한다. 그것도 모든 사람들과  일일이 잔을 부딪치면서 말이다. 또 러브샷도 하고..


좋은 와인 잔, 잘 빠진 와인 잔은 거의 크리스탈로  만들어져 있다. 얇고 가볍고 매우 세련된 모양이 많다. 오히려 유리로 만든 잔이 두껍고 투박하다. 우리는 크리스탈 잔이라 하면 흔히 빈티지 스타일의 매우 두껍고 장식이 화려한, 무겁기 짝이 없는 잔을 떠올리기 쉬우나 이젠 아니다. 앞장의 곳곳에서 소개한 잔들은 모두 유리처럼 보이지만 실은 크리스탈이다. 이 크리스탈 잔이 서로 살짝 부딪치면 정말로 청량하고 맑은 소리가 채~ㅇ 하면서 난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잔을 x 모양으로 살짝 기울여서 가볍게  짠~~~ 맛도 소리도 정말 끝내준다.


유리로 만든 와인잔은 일단 두껍다. 받침도 두껍고 투박하다. 우리는 여행을 갈 때 와인잔을 가지고 다닐 때가 많다. 특히 레드와인 잔은 필수다.

​​​​

9. 원샷 금지:

가끔 한국 드라마를 보면 와인을 병째 들이킨다던가 잔에 들은 와인을 원샷으로 끝내는 것을 본다. 이건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이기를...

​​

10. 우아하게 와인 마시기:

이건 정말 웃기는 제목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와인은 우아하게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마지막에 그냥 넣어 보았다. 사실 와인은 분위기를 로맨틱하고 우아하게 조성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그런 선입견이 있으면 와인은 어려운 술이 되고 만다. 기분 내킬 때는 화이트 와인을 한잔 따라놓고 저녁을 요리할 수도 있는 거고, (음악은 필수),   저녁 식사 후 TV 보면서 레드와인 한잔 할 수도 있는 거고.... 맥주를 수시로 마시듯이 와인도 당길 때, 고플 때 그냥 마시면 되는 그저 술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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