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보이느냐

배움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

by 이제은

맹자는 배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따라갈 생각도 않고, 그 마음을 놓아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슬프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르던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그것을 찾으러 온 마을을 돌아다니지만 잃어버린 마음은 찾을 줄 모른다. 배움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학문지도무타 구기방심이이의學問之道無他 求其放心而已矣). - <사람 공부>, 조윤제


어느 날 맹자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제자(制子)에게 물었다.


제자야,

거울 속에

무엇이 보이느냐


제 얼굴이 보입니다.

제 두 눈이 보이고

코와 입, 그리고 귀도 보입니다.


제자야,

거울 속에 또

무엇이 보이느냐


제 눈 속을 들여다보니

제 감정들이 보이고

그 밑에 생각들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 생각들 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제 생각들 속에는

욕심과 무지, 그리고 작은 근심들에 가려진

제 마음이 보입니다.


제자야,

네 마음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제 마음속에는

제 두 눈이 보이고

그 안에 사랑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 사랑 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그 사랑 속에는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의 마음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그들의 마음속에는

희로애락 밑의

간절함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 간절함 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그 간절함 속에는

잃어버린 마음에 대한

염원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 염원 속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그 염원 속에는

제 염원이 보이고

제 안의 그들이 보입니다.


제자야,

이제 거울 속에

무엇이 보이느냐


거울 속에는

제가 걸어야 할

길이 보입니다.


제자야,

그 길 위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그 길 위에는

배움과 그 위로는

하늘이 보입니다.


제자야,

너는 거울 속에서

하늘을 보며 살아가거라


네 스승님,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배움을 멈추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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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조윤제, #사람공부, #맹자, #고전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