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들리느냐

그것은 서(恕)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by 이제은
제자 가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한마디 말로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서(恕)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두 사제 간의 대화에서 공자가 추구하는 바가 잘 드러난다. 공자가 평생 실천을 했다는 '서(恕)'는 '같이'라는 뜻의 여()와 '마음' 심()이 합쳐져서 생긴 말이다. '상대와 같은 마음이 된다'는 뜻으로, 오늘날 우리가 많이 쓰는 '공감(共感)'과도 같은 의미다. - <천년의 내공, 조윤제>



어느 날 공자와 제자(制子)가 어느 집 앞을 지나고 있었다.


제자야,

누군가의 집 앞을 지날 때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집안에 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그들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제자야,

그 말소리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말소리 속에는

그 말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감정들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 감정들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감정들 속에는

나를 보아 달라는

외침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 외침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외침 속에는

괴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 괴로움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괴로움 속에는

혼자라는 두려움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럼 그 두려움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두려움 속에는

혼자라는 괴로움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렇다면 그 외로움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외로움 속에는

사랑받지 못한다는

슬픔이 들립니다.


제자야,

사랑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사랑 속에는

마음을 평온케 하는

음악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 음악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음악 속에는

마음의 고요함이

들립니다.


제자야,

그 고요함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고요함 속에는

바람소리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제자야,

그렇다면 그 바람 속에는

무엇이 들리느냐


그 바람 속에는

저와 사람들의

바람들이 들립니다.


제자야,

집 앞을 지날 때에는

바람의 소리를 듣거라.


네, 스승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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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와 같이 느끼고 한 마음이 되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고 당연히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이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게 되면 세상에는 다툼이 없어지게 되고, 공자가 원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될 수 있다. -<천년의 내공, 조윤제>


생각을 하는 것은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잠깐 멈추는 것이다. <대학> [경1장]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멈출 것을 안 다음에야 정해지는 것이 있고, 정해진 후에야 마음이 고요해질 수 있고, 고요해진 후에야 편안해질 수 있고, 편안해진 후에야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후에야 얻을 수 있다(지지이후 유정 정이후 능정 정이후 능안 안이후 능려 려이후 능득 (知止而后 有定 定而后 能靜 靜而后 能安 安而后 能慮 慮而后 能得).


"무엇을 원하든 생각할 수 있어야 얻을 수 있다. 그 시작은 멈추는 것이다." - <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고전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위대한 가르침들을 일상에 실천할 수 있는 시로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제자(制子)라는 상상 속의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 이름에서 가져온 제(制)를 넣어 만든 제자가 고전 속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윤제 작가님의 책들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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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