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르도 디에고
<존재한다는 것>
헤라르도 디에고
산다는 것, 단순히 산다는 것, 산다는 자체.
있다는 것, 존재한다는 것, 그 순수한 실제 현상
다소곳한 햇살과 말없는 따스함 속에 느껴오는
그 넓은 관용을 받아들이려 활짝 벌려진 손바닥.
방울져 떨어져 간다는 즐거움.
그 지극한 쾌락 속에 겸손한 몸을 사리고
그냥 존재한다는 것, 영원히 투명하게
충만해오는 나날,
그렇게 또 나의 존재를 소모해간다는 것
그것이 나의 평화다. 폭풍이 있는 날엔
하늘땅이 뒤집혀 무너져 내리면
내 영혼은 또 서서히 바다로 떠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영혼을 향한 나침반, 하나의 별을 데리고
내 육신-오 나의 한계여,
숨 쉬는 동안 그런대로 몸 가누고 살면서.
https://youtu.be/YczkK-1nsTU?si=mgNt84ETKcLVQ5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