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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Apr 19. 2024

푸념 좀 해도 돼?

새글 에세이시

푸념 좀 해도 돼?

네가 품은 슬픔을 나는 감히 넘보지 못하겠다.

밖에서 바라봐야 하는 내가 이해할 수준의

단순한 슬픔이 아닐 것이다.

속 깊고 상세한 심성을 가진 너를 완전히 수용하기엔

나의 미천이 너무나 얄팍하다는 걸 정한다.

네가 담고 있을 사랑의 기품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그 깊음은 무저갱이다.

다해도 다한 것 같지 않아서 미안해하고 있다.

소리 내지 않을 뿐 협소해진 목청은

된소리로 너의 가쁜 숨소리를 말하고 있다.

나에게 너는 그리움의 끝이자 다시 시작이다.

나에겐 너의 슬픔이 세상에 반응하기 위한 모든 출발이다.

이처럼 사랑은 시작과 끝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비상한 결심이

변하지 않을 거란 전언을 담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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