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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l 18. 2024

깊이를 기피합니다

새글 에세이시

깊이를 기피합니다


직면하고 있는 사안을 속속들이 알아야 잘 안다고 인정을 합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통달해야 전문가라고 믿음을 받습니다.

그렇게 받게 된 자부심을 높이 받들어 칭찬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겉으로만 보고서도 대강 알아채는 얼치기면 어떻습니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넓게 알며 살고 싶습니다.

좁고 깊게 파 들어가다 시야가 협소해지는 오류에 빠지기 싫어섭니다.

자신만이 올바른 관점과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오만에 질려섭니다.

대충 알고 지내도 불편하지 않다면 깊이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고 싶지 않은 일에서는 관심에 빠지지 않고

골치 아플 일에서는 멀리 벗어나서 지내는 삶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오십을 넘어 육십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테가 알려준 생활의 지혜입니다.

깊이를 측정당하다 보면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해 

시간과 신경을 무리하게 집중하는 뻘짓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골치가 아파지는 거지요, 정신적 피로가 자괴감까지 가져오기도 합니다.

전문가의 깊이를 기피해도 사는 문제에 문제는 별로 없습니다.

주섬주섬 통찰하는 것만으로도 경험상 결과는 그닥 차이가 없습니다.

깊이를 따지지 않고 세상의 이치가 흘러가는 

속도에 걸맞게 충분히 적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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