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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듬직한 신부 김하린 양과 신민기 군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멀리 부산과 서울 그리고 주변에서 참석해 주신 모든 하객 여러분들께 신랑, 신부를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짧지만 여운이 있도록 축사를 준비했습니다. 모두 참된 기쁨으로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출발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된다. 성급하게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려 하면 화음이 깨지기 마련이다.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느림은 만족감을 곧바로 채워주지는 않지만 삶을 충실하게 살찌우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알고 인정해야 한다.
나를 희생해서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다짐 같은 것은 하지 말아라. 내가 행복하지 않고서는 주변의 그 누구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 먼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해라. 그런 다음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쌓아놓은 행복을 나눠주는 것이 살아가는 바른 자세라는 생각은 전적으로 옳다.
이 순간부터는 하나의 삶을 내려놓고 둘의 삶을 공유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시간뿐만이 아니다. 생활을 해야 하는 공간도, 바라봐야 하는 시선도, 열어가야 하는 앞날의 세계도 서로가 비슷한 생각으로 공유해가야 한다. 바라보고 원하는 것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을 것이나 엇비슷해져 가야 한다. 매사와 매일을 적당히 물러서고 알차게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출발이 서투른 것은 당연하다. 서로를 맞춰가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딸, 하린아! 그리고 미소가 듬직한 사위, 민기야! 맞잡은 손의 따뜻함이 둘이서 함께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 손으로 전하는 온기에는 지치지 않을 사랑이 베여있다. 끝까지 같이할 것이란 믿음을 뿜어낸다. 오늘 잡고 있는 손의 온기를 삶의 시간이 허락된 끝까지 기억 속에 저장해 놓고 자꾸자꾸 반복해서 되새김질하기를 바란다.
물끄러미 보지만 가슴에는 한없이 따뜻함을 품고 있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