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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Aug 05. 2024

[퇴사로그]그렇게 염원하던 퇴사를 결심하다

나로서 살아가고자 선택한 퇴사

지금 다니는 회사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인생 첫 번째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광고대행사를 1년 10개월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반복적인 업무에 지친 나는 새로운 자극제가 필요했다. 내 커리어를 좀 더 단단히 쌓을 수 있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길 원했다. 23년 11월 퇴사 후 12월까지 여행과 인생의 쉼을 가졌다. 간만에 맛보는 달콤한 휴식의 시간이었고 너무나 행복했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고 다시 취준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는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4년 1월이 되었다. 


 24년 1월을 기점으로 다시 열심히 취준에 매달렸다. 매일 자소서 작성하는 인생을 살다보니 쉽게 지쳐버렸다. 생각보다 자소서 작성하는게 시간도 많이 들고 여태 했던 경험을 잘 녹여서 글로 쓴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 뿐 아니라 퍼포먼스 마케터의 2년도 안되는 어정쩡한 커리어로 경력직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광고만 담당하는 퍼포먼스 마케터가 아닌 브랜드를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패션 브랜드를 담당했던 나는 패션 인하우스의 엠디나 브랜드 마케터로 시작하고 싶어 계속 문을 두드렸지만 기업들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서류 합격 소식은 채용 인원 수가 많은 영업관리 직무이거나 에이전시의 AE 직무였다. 


 바로 이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내겐 이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회사에서 성장하고 있지 못한 나를 보며 괴로워했는데 이제는 어떻게든 돈을 벌며 일하는 내가 다시 되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에이전시로 취업 준비하기로 뱃머리를 돌렸다. 실수였다. 매체사에서 면접 제안이 들어왔고 높은 액수의 연봉에 혹하여 이직을 정해버렸다. 약 3개월 만에 다시 이직하였으나 원하는 방향이 아닌 이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회사는 여태 어땠냐면

 점심, 저녁 식대 무제한이란 복지 덕분에 돈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이 장점 외에는 모두 단점으로만 느껴졌는데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업무였다.


 매체사의 업무는 여러 고객사의 광고를 담당했어야 했는데 1명 당 담당하는 거래처가 너무 많다보니 최소 60개 - 최대 100개의 캠페인을 셋팅하고 관리해야했다. 업무 메뉴얼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어렵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무조건 주변에 물어보거나 이전 팀 메일 기록을 하나씩 찾아보는 불편함이 있었다. 업무에 바로 바로 대응이 어렵다보니 계속 일이 밀리게 되고 거래처는 언제까지 해줄 수 있냐고 재촉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매번 스트레스가 극도로 달하고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광고 셋팅 실수로 이어져 보상안 마련까지 진행해야했다. 


 빠른 속도로 업무를 쳐내야하는게 기본이었지만 그렇지 못했고 이런 나를 자책하며 울며 잠들기 일쑤였다. 경력직으로 들어왔는데 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나는 고통받아야하지? 이런건 내가 원한 일이 아니었는데... 특히 개인 미션을 설계하고 이에 따라 주차별 업무를 하도록 압박을 받으며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결심이 섰다. 눈앞에 당면한 거래처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회사 상부에서 원하는대로 아웃바운드 세일즈를 하고자하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매일 10시는 되어야 퇴근할 있었다.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을 버틴다면 광고업계에서 살아남는데엔 도움이 될테지만 계속해서 인하우스를 생각하고 있는 내겐 크게 의미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결심까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며 한 번 더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오늘 출근하는대로 팀장에게 면담 신청 후 퇴사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퇴사 사유?

 퇴사하려고 하는 이유는 회사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강조하고 100% 가 아닌 150%의 몰입도를 보여주길 원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 업무 5개월 차인 내가 벌써부터 회사가 원하는대로 업무를 할 수가 없다면 이는 회사와 내가 맞지 않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 때 쯤 자꾸만 다른 회사로 이직 준비를 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회사가 원하는대로 방향성을 맞추어 업무하기엔 매일매일 야근의 연속이어야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 이유를 찾지 못했다. 


 곧 팀장에게 면담을 신청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회사의 방향성과 업무가 맞지 않는다는 사유로 퇴사를 하고 싶다고. 팀장과 깔끔하게 면담을 마무리하고 서로 잘 마무리하는 그런 퇴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고 나면 내가 하고 싶었던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하고 직접 실행해나가는 삶을 살아야지. 이전 퇴사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 졌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을 해야하는지 잘 안다는 것이다. 퇴사까지의 불확실성과 고민 때문에 많이 망설였지만 결심한 순간부터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나를 믿고 꾸준히 나아가다보면 내가 원하는 길에 닿을 수 있으리.


  



 하루하루 버텨내는 날이 너무 힘들지만 나는 잘해낼 수 있을거다. 내가 나를 굳게 믿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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