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단 지휘자가 사임 하던 날
지휘봉이 거두어질 때
우리의 숨결이 하나였던 무대 위엔
적막한 침묵만이 고요히 내려앉았습니다.
기꺼이 애달픈 질서의 오늘을 인정합니다.
이별 또한 완벽한 소실점을 향해 흐른다는 것을
끝맺음이 이토록 아름다운 정돈이 될 수 있음을
그대의 등을 통해 고요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몫은
새로운 무대로 향하는 발걸음과 담백한 인사뿐
우리가 잠시 닫아 둔 이 공간을
그저 가장 우아한 쉼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마에스트로, Coda는
우리 만남의 정식적인 종결부입니다.
다만, 이 깔끔한 마침 뒤에
다시 한번 은밀한 앙코르가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51125 안명심 드림
어떤 끝은 사실은 다음 페이지를 위한 가장 우아한 시작이다.
우리는 이별을 '마침표'로만 기억하려 한다. 허물어지는 세계의 잿빛 풍경 속에서, 남겨진 감정의 파편들을 주워 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만남은, 그 끝마저도 하나의 거대한 악장처럼 아름다운 결말의 순간을 가진다.
그리고 그 안에는 오직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은밀한 멜로디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새로운 무대를 향해 떠나는 이에 대한 정돈된 존경이며, 동시에 남은 이의 심장 속에서 울리는 작은 앙코르를 위한 숨 고르기다.
이 시는 바로 그 'Coda'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이별이 아닌, 가장 품격 있는 종결이자 은밀한 시작을 향한 고백이다.
재회의 앙코르가 있기를 바라는염원을
끝연에 담아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