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번진 하늘의 불꽃놀이
밤하늘이 찢어지며 흐른 붉은 운명
누가 감히 저 찬란한 비단길을 밟아 올랐는가
북쪽 별들의 심장이 일시에 타올라
숨 막히게 뜨거운 빛의 눈물을 쏟아낸다
초록의 깃털들이 불안하게 흩날리는 밤
수천 년 침묵하던 우주의 오케스트라는
지휘봉이 들린 듯 일제히 일어나
가장 은밀한 사랑의 곡조를 연주한다
붉은 섬광은 지구의 귀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가장 오래된 고백
멀리 떨어진 이들을 잊지 않으려는
누군가의 간절한 기원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온 것이다
격정적인 빛의 폭풍은
단순한 태양 입자의 유희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에게 끝내 닿지 못한 마음이
가장 높은 곳에서 터뜨린 침묵의 불꽃놀이
이제 밤하늘을 가로지른 플라스마가
나와 너의 심장을 깊숙이 관통하고 있다
딸에게서 미네소타의 오로라 사진이 왔다.
미네소타의 밤하늘을 수직으로 꿰뚫고 솟아오른 붉은빛 오로라 사진은 나에게 하나의 숙제가
되었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감상을 넘어, 이 비현실적인 빛에 딸과 나사이의 가장 은밀한 소통의 언어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감정선을 넘어, 붉은빛의 격렬함을 ''그리움'과 닿지 못한 마음''이라는 주제로 반전시키는 시도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