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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 한 스푼 May 20. 2021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중요하다

표현의 중요성

행동의 원인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 단순히 하고 싶어서, 해야 해서 같은 이유가 아니다.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지, 해야 한다면 왜 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것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무의식 중에 하는 행동 역시 마찬가지다. 습관이 자리 잡은 이유나 무의식에 억압된 이유 같은 것이 분명히 있다. 문제는 본인조차도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의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면 자기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스스로의 행동도 이해할 수 없는데 하물며 타인의 행동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반대로, 누군가 자신에게 "그걸 왜 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재미있어서', '늘 하던 일이니까'와 같은 이유는 명확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자신이 그 행동에  재미를 느끼는지, 혹은 매일같이 그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타인에게 자신의 행동을 이해시킬 수 없다. 즉, 스스로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타인으로부터 그 행동을 이해받을 수 없다.


감정의 이해

행동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감정을 느끼는 데에도 반드시 어떠한 이유가 존재한다. 화가 나는 이유, 우울해지는 이유, 슬픈 이유, 행복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감정 역시 행동과 같이 그 이유를 알아야 이해가 가능하다. 화가 난 자신에게 누군가가 "너 오늘따라 왜 그래?"라고 물었을 때 화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상대방도 이해해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스스로가 화난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이해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평소 전화를 통해 장난을 주고받던 친구 A가 있었다. 하루는 A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처럼 놀리고 장난을 쳤다. 그러나 A의 반응은 평소와 달랐다. 늘 하던 장난인데 정색하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A가 왜 화가 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년간 봐 오던 A의 모습이 아니었다. "너 갑자기 왜 그래?"라는 물음에 "갑자기가 아니라, 원래 너가 장난쳤던 말들이 다 기분 나빴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A에게서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A는 당시 다른 친구에게 "걔가 나한테 매번 장난을 치니까 참다가 감정이 터졌어. 내가 기분 나쁜 날 정도는 자기가 이해하고 좀 자제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걔는 날 이해 못 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수개월이 지나고 다시 평소처럼 서로 장난치며 지내게 된 A와 나는 놀랍게도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A에게 전화해 장난을 쳤으나 A의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날인 것이다. 과거의 내 실수가 있었으니 별 다른 말 없이 사과를 하려 했던 그때 A의 반응이 이전과는 달랐다. "내가 오늘 ~~ 한 일이 있어서 기분이 좀 안 좋으니까 장난은 다음에 치자"라는 말을 들은 나는 그런 줄 몰랐다며 사과했고 다음날 다시 평소처럼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다른 친구에게 다시 전해 듣기로 A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걔가 장난기는 많지만 내가 기분 나쁘다고 한 날에는 자제하더라. 걔는 날 잘 이해해 줘"


A가 달라진 점은 두 가지였다. 스스로 감정의 이유를 알았고 그것을 내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유를 설명하는 방법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한 번에 알아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용하는 말투나 단어, 행동을 보고 눈치채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사람을 대할 때 감정 변화를 눈치채기 이전까지 평소처럼 상대하는 것이다. 그런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 변화를 알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유를 설명하는 일이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기'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NAVER 국어사전 검색어 "표현"

표현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모두 드러내는 것을 내포한다. 자신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 혹은 반대로 기분이 아주 좋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쉽게 알 수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표현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눈치채길 바라는 마음은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타인에게서 이해받고 싶어 한다. 상품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구매자가 생기듯이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의 이유에 대한 설명, 즉 표현을 해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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