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H. 레이놀즈 <나 하나로는 부족해>
몸이 두 개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꿈오리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두세 가지 일을 한 번에 해야 할 때,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아이들도 그러하겠지요? 하교 후에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느라 저녁 먹을 시간도 부족한 아이들은 몸이 두 개여도 부족할 듯합니다. <나 하나로는 부족해>는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입니다. 산더미처럼 높은 서류 더미 위에 올라선 주인공 레오, 할 일이 저렇게나 많은가 봅니다. 표지 그림만 봐도 엄청난 압박감이 밀려옵니다. 일에 짓눌려 사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공부에 짓눌려 사는 아이들 또한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겠지요? 사실 아이들은 공부에만 짓눌려 사는 게 아닙니다. 피아노, 미술, 태권도, 축구 등등 예체능 학원도 다니고 있으니, 더 바쁘게 산다고 해야 하려나요?
표지를 넘기자마자 해야 할 일들이 빽빽하게 채워진 면지가 보입니다. 그 가운데 이 책의 주인공인 레오가 보입니다. 서류 뭉치를 들고 어디론가 바쁘게 가고 있는 레오, 다음 장을 펼치면 해야 할 일들이 가득한 방이 보입니다. 한숨을 쉬고 있는 듯한 레오, 누구라도 저 상황에선 한숨이 절로 나올 듯합니다. "이걸, 언제 다 하나......," 보기만 해도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 레오는 생각합니다. 자신이 두 명이면 좋겠다고 말이죠. 바로 그때 나타난 또 다른 레오, 이제 레오는 둘이 되었습니다. 새로 온 레오가 도움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어찌 된 일인지 할 일은 더 많아졌습니다. 셋이 되어도, 넷이 되어도......, 열 명이 되어도 레오는 쉴 수 없었습니다.
레오가 많아질수록 해야 할 일도 그만큼 더 늘어납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레오는 생각합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일들을 무조건 다 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다 하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괜찮다는 것을 말이지요. 꿈꿀 여유조차 없이 해야 할 일에 짓눌려 살던 레오는 말합니다. "나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말이죠. 꿈도 꾸면서...,
그 시절을 살아온 어른들도 그렇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도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갑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만큼, 최소한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꿈을, 삶의 여유를,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레오는 말합니다. 모든 걸 다 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최선을 다하면 혼자여도 충분하다고, 꿈도 꾸면서 천천히 하라고 말이지요. 무엇이든 다 하려 하지 말고, 무엇이든 다 되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꿈을 꾸며 살아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