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리 Feb 24. 2023

사람들은 정말 기차가 들어오는 화면을 보고 도망갔을까?

영화의 시작

안녕하세요 찰리입니다.

이번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뤼미에르 형제와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영화의 시작'을 논할때 절대 빼놓고 이야기할수 없는 이들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뤼미에르 형제와 조르주 멜리에스

"영화의 탄생"은 보통 1895년 12월 28일에 있었던 영화상영으로 여겨집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행했던 첫 유료 영화 상영이었죠. 이 영화상영에는 뤼미에르 형제가 자신들의 발명품인 '시네마토그래프'를 사용하여 촬영한 다양한 실사 영화들(actuality films)이 상영되었습니다. 사실 뤼미에르의 '시네마토그래프' 이전에도 비슷한 발명품들은 많았고 영화 상영이 아예 일어나지 않았던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토마스 에디슨은 이미 뤼미에르 전에 영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이 1895년 12월 28일을 "영화의 탄생"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바로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상영을 하였으며 또한 처음으로 다 같이 동시에 똑같은 영화를 보는 '집단 관람'이 일어난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탄생을 영화를 만든때, 혹은 시네마토그래프가 발명된때가 아니라 '영화 상영'을 했을때로 정의하는 부분 또한 '영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해주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주 유명한 일화로는 <라 시오타 역에서의 열차의 도착>(1895)를 틀자 사람들이 화면에 나오는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보고 진짜인줄 착각해서 다들 놀라서 뛰쳐나갔다는 일화가 있는데요, 실제로 첫 유료 영화상영때에는 해당 영화를 틀지도 않았으며 이 일화가 실제인지 아닌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아직도 분분합니다. 


영화의 큰 줄기를 다큐멘터리와 픽션으로 나누었을때, 뤼미에르 형제가 주로 '실사 영화'를 찍으며 초기 다큐멘터리의 원류로 여겨진다면 픽션 영화의 아버지는 바로 조르주 멜리에스입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자신들의 발명품이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길 원하여서 세계 곳곳에 촬영감독들을 보내 다큐멘터리적 영화를 찍게 하였다면, 원래 마술사였던 멜리에스는 오락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타겟 관객으로 삼아 영화속에 마술과 환상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연출의 시작은 그의 카메라가 고장나서 찍었던 영상속에서 컷 몇개가 생략되어 마치 "버스가 영구차로 변하고 여자가 남자로 변한"듯한 모습을 발견하고 나서부터입니다. 멜리에스는 이를 통해 영화의 또 다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알아보고 다양한 트릭을 연구하여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그의 가장 대표적 작품은 <달세계 여행>(1902)으로 이 영화는 판타지에 가깝긴 하지만 중요한 초기 SF영화로 여겨집니다. 그는 이후 여러 이유들로 인해 파산하고 영화를 더이상 만들지 않고 살아가며 그렇게 잊혀지는듯 했지만 다행히도 그의 작품들이 재발견되며 루이 뤼미에르로부터 훈장도 받고 1929년에는 그의 회고전도 열렸습니다. (멜리에스는 이 회고전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 중 하나"였다고 묘사하기도 하였습니다) 멜리에스에 대한 유명한 영화로는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2011)가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휴고>(2011)를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아기의 식사>(1895)

https://www.youtube.com/watch?v=i8Yi4du489w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1902)

https://www.youtube.com/watch?v=kFtR9bQupak


뤼미에르 형제의 <아기의 식사>(1895)는 대중을 상대로 한 그들의 첫 유료 상영때 틀었던 10개의 영화중 하나입니다. <아기의 식사>(1895)는 오귀스트 뤼미에르의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찍은 영화로 사실상 최초의 '홈 무비'(home movie)라고 볼수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지금 이 영화를 보는 우리는 화면에 나오는 오귀스트와 아내, 그리고 그들의 아기에게 주로 집중을 하고 보지만,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인물들 뒤에 나오는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고 하는 점입니다.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1902)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그의 대표작으로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영화의 상영시간, (당시로서는) 굉장했던 제작비, 혁명적인 특수 효과, 그리고 내러티브 전달에 대한 집중과 같은 요소들로 다른 감독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극영화라는 영화의 줄기를 만드는데에 기여하였습니다. 이 뉴스레터에서는 2개의 영화만을 소개했지만 이번 주말에 <아기의 식사>(1895)와 <달세계 여행>(1902)를 포함해서 뤼미에르 형제와 멜리에스의 영화들을 감상해보시는것은 어떠실까요?



P.S.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2011)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구글 플레이 무비, 네이버 시리즈온, U+모바일TV에서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