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Jul 19. 2024
미지근, 건강에는 좋지만 삶에는 독인 온도
; 미혼은 죄가 아니지만 미온은 죄일 수 있다니까
미지근한 물을 마시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체온과 비슷한 30-40도 사이의 미온수는 체온조절에 도움이 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삶의 태도나 신앙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나는 교회를 박차고 나간 차가운 신앙인이다
더는 교회에서 뜨거움을 느낄 수 없어 세상 가운데로 나갔다 성경에서도 미지근한 영혼들에 대해 경고한다
15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16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계시록 3:15-16)
단테의 지옥편에서도 언급한다
《나를 통해 당신은 슬픔의 도시로 들어갑니다
나를 통해 당신은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갑니다
나를 통해 당신은 길 잃은 자들에게로 갑니다》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에게 이 신음의 정체를 묻자,
"불쌍한 방식으로 세상을 산 자들이다 그들은 오명도 명성도 없는 미지근한 영혼들이다"(지옥 3편 34-36)
라고 답한다
선이나 악을 행하는 자들은 타인에게 깨달음을 준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 즉,
세상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은 자들은
지옥에도 못 들어간다
그들은 지상에서 제대로 "살.아.본.적." 없는
인간이니까
살다,라는 정의는 무엇일까
생각하니 고로 존재한다?
그저 생각하고 존재하니 사는 것일까?
삶은 행동이다 선택하고 행동함으로 사는 것이다
매일 생각만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이 아니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공자/논어. 위정)
공자의 말처럼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생각일 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중립은 비겁이다 고로 침묵은 죄다
역사적인 사건과 폭력 앞에 아무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은 악의 근원이라는 엘리위젯의 말처럼
우리는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해야 된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말한다
부러움은 무식이고 흉내는 자살행위라고
SNS로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흉내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것은 비겁이다
잘못된 일을 보고도 침묵하는 사람들도
범죄 앞에 중립기어를 박겠다는 사람들도
비겁한 사람일 뿐이다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미지근한 사람들
자기의 쳇바퀴를 굴리느라 타인을 돌아보지 않고
무관심 속에 비겁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미지근한 온도는 인간의 건강에는 좋지만
삶의 온도에서는 신이 뱉어버릴 오물에 불과하다
미혼은 죄가 아니지만 미온은 죄일 수 있다니까
세상을 향해 뜨겁게 외치거나
차갑게 대처하는 이들만이 세상을 변하게 할 거라고
그들만이 미래를 선택할 키를 쥐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