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직원이 퇴사한 이유
"그 친구는 왜 퇴사하는 거야?"
얼마 전에 다른 팀 직원이 퇴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그 직원과 친한 다른 직원에게 물었다.
"그 팀 팀장님 때문에요."
"신팀장이 왜?"
"모르셨어요? 신팀장님 완전 꼰대래요. 팀원이 퇴근할 때 자기 회의하고 있으면 끝나길 기다렸다가 인사하고 가야 한대요."
"헐~!"
"그리고 팀원들을 그렇게 닦달하고, 모든 성과는 자신이 가져가는 스타일이랍니다."
다른 팀 직원이 퇴사한다고 연배가 비슷한 직원들이 모여서 술 한잔 한 모양이었다. 원래 회식자리가 회사 험담하고 상사 까는 자리 아닌가. 그 자리에서 퇴사하는 직원이 그동안 힘들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는 것인데 듣자 하니 꼰대 기질 다분한 팀장 때문에 마음고생 꾀나 한 것 같다. 이십 대 후반인 직원은 삼십 대 후반인 팀장 사이에 생긴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퇴사를 결심한 것이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지 않고 판단하기는 섣부르지만 그 직원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팀원들이 팀장 회의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사하고 퇴근해야 한다는 건 좀 심해 보이긴 했다. 회사마다 조직 문화가 다르기 마련이지만 상황에 따라 눈치껏 하면 되는 게 아닐까?
퇴근할 때 자리에 있다면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정도로 인사하고 퇴근하면 되지 팀장님 회의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합리적이지 않다. 팀장은 일 잘한다고 칭찬받고 다닐지 모르겠지만 팀원들이 자꾸 바뀌는 상황도 회사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팀장의 권위가 꼭 수직적인 관계에서만 서는 건 아니다. 팀원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자신의 공을 세우기보다 팀원들이 공을 세울 수 있도록 끌어 주는 역할을 해 줄 때 팀원들은 그 팀장을 더 믿고 따를 것이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기본적인 것으로 보이는 문제가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경우가 많다. 퇴근할 때 인사하는 문제도 기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퇴사의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니 안타까웠다. 그 팀장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팀원들과 소통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