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이끄는 디자인과 브랜딩
위로 형이 둘있다.
둘다 중고등학교때 전교에서 성적 좋은 쪽으로 노시며 SKY 출신에 장학금 받고 다닌 수재이다.
6살 터울인 우리들은 큰형을 둘째형을, 둘째형은 나를 과외하는 식으로 공부를 배웠다.
둘째형이 큰형에게 배울때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왜?" 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수학 공식은 물론, 영어 문법이며 단어까지도 "왜?" 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대학에 막 진학한 스무살 초반의 형은 그냥 외워, 그래야 문제를 맞히지 라는 식으로 가르쳐줬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학습법에는 맞는 답이였겠지만, 내가 가진 근본적 궁금함에는 답이 되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됐다.
(사실.. 하고자 했으면 스스로라도답을 찾는게 맞았겠지만, 그러지 않은 나의 합리화이다.)
다만, 그당시 pre-, di-, in-, en- 따위의 어원이 가진 의미와 그 단어들이 가진 의미와 반대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했던 단어장? 같은게 있었는데, 그때 그 지식의 좋은 양분이 되어 영어는 그래도 줄곧 놓지 않게 됐던 것 같다.
난 항상 이렇게 기원, 원리 등 이유가 분명해야 논리적 이해가 되는 타입이였다.
그게 지금 브랜딩을 그리고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유학할 때 대부분의 전공 교수님들은 "Why?" 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질책과 비난이 목적이 아닌, 내가 한 디자인에 대한 나의 논리적 접근과 표현에 대한 답을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짧은 영어는 위축되게 만들었고 그냥 쉽게 넘어가려 "just looking good" 이란 표현을 쓰곤했다.
하지만, 그럴때면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There is no 'just looking good' for design. You must have reason for your design, even for a tiny things like a dot or line."
선하나 점하나 조차 의도와 목적을 갖고, 그와 함께 기능적으로 심미적으로 맞아야 한다니...
충격이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미적인 기준에만 치우친 것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
그리고 무논리에 "안이뻐요" "마음에 안들어요"라고 말하는 소위 "관계자"의 말은 참을 수가 없다.
일반 대중에게는 이게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인것은 맞다.
하지만, 적어도 업에 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몰랐으니 그러려니 한다.
배우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