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남편이 약속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짜증을 내서 다투게 된 어느 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올라왔다. 처음 느껴보는 참을 수 없는 분노였다.
'뭔가를 깨부수어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떻게 해야 이 분노가 사라질까?'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다'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러다 나의 눈에 띈 것은 남편의 칫솔이었다.
나는 그 칫솔을 들고 변기를 열심히 닦았다. 박박박!!! 분노의 칫솔을 끝내고 그대로 원래 자리에 꽂아놓았다.
순간 화장실 거울이 비친 나의 모습은 이성을 잃어버린 씁쓸함 그 자체였다. 분노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뭘까? 지금 이 상황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남편과의 다툼의 원인은 어쩌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오랫동안 참아온 게 있는 걸까?'
'나는 왜 이리 화가 나는 걸까?'
'이성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내 안에 들어있는 분노의 실마리는 도대체 뭘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책장 앞으로 갔다. 분노에 관한 책 하나 꺼내 놓고, 밀리의 서재에 들어가서 분노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담아놓았다.
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분노! 또 다른 나를 알고 싶다.